
이민규 에스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이번 조사에서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특히 “창의적인 법리 개발과 치밀한 변론”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91년생인 이 대표변호사는 서울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2016년 제5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업 자문 업무를 맡아 실무 역량을 쌓았다.
-본인만의 업무 철학은.
“뻔한 말이지만 언제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최선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신속한 피드백과 불필요한 시간·비용의 최소화는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법률시장에서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만 변호사 업무의 기본인 ‘퀄리티’가 따라오지 않는 효율은 의미가 없다. 속도를 떠나 결과만 보더라도 고객이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틀에 박힌 관점이 아니라 창의적인 관점에서 케이스를 분석하기 위해 늘 노력한다. 2년 전 동료들과 새로운 법무법인을 설립하면서 내건 목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대형 로펌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자’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소송 없이 협상을 이끌어내 문제를 해결한 고객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최근 한 고객사 대표는 ‘에스엘파트너스가 최고의 로펌’이라고 평가했다. 계약상 분쟁이 발생했으나 내 조언으로 상대방과 협상을 진행하며 소송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위 고객은 우리 법인과 모든 법률적 이슈를 상의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일본 거래처와 유사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도 한국과 일본에서의 가압류나 소송 절차 없이 화상회의를 통한 협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고객은 소송 없이 문제를 해결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감사 인사는 수없이 받지만 ‘최고의 로펌’이라는 칭찬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복잡한 사건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한 수’가 있나.
“외관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을 수임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항상 고객에게 제시되지 않은 다른 증거가 없는지를 반복해 확인한다. 고객이나 이전 대리인이 간과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 자료에서 사건의 결과를 좌우할 만한 핵심적인 내용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와 증인을 창의적으로 고민하고 이미 제시된 자료들도 꼼꼼히 검토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4년 차에 율촌을 나왔다. 커리어 전환의 계기가 있었나.
“첫 직장으로 율촌을 선택한 것은 율촌이 ‘빠르게 성장하는 역동적인 로펌’이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율촌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입사해 지내다 보니 율촌 역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로펌이라는 생각이 컸다. 변호사로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차에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알게 되었고 뜻을 모아 새로운 로펌을 설립했다. 이제 만 2년이 좀 넘었는데 5년 뒤의 미래, 10년 뒤의 미래를 그리며 치열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후배 변호사에게 조언한다면.
“뻔한 얘기지만 연차가 낮을 때는 충분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직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후에는 영업 등 다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실력’은 변호사의 기본이다. 이때 실력은 책에서 배운 것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하에서 훈련을 통해 형성되는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에 검증된 대형 로펌이나 대형 로펌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로펌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은 앞으로 수십 년간의 법조 생활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앞으로 법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변호사는 어떤 모습일까.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빨라 수년 내에 리서치나 서면 작성 업무의 상당 부분은 AI로 대체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 자체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다만 여전히 주어진 자료의 ‘판단’이나 고객과의 ‘소통’, ‘관계 형성’은 여전히 변호사가 수행해야 하는 영역으로 남지 않을까.”
한경비즈니스는 국내 7대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설문을 진행했다. ▲법정에서 상대로 만나기 싫거나 ▲자문 사건에서 상대 대리인으로 만나기 꺼려지는 변호사 혹은 ▲‘내 사건을 맡기고 싶은’ 경쟁 로펌 변호사를 직접 꼽아 달라고 물었다. 7대 로펌에 재직 중인 최정예 전문가 군단이 인정한 ‘변호사들의 변호사’다. 설문은 총 240명의 유효 응답(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을 받았다. 이름과 소속이 불명확하거나 응답자와 같은 로펌에 재직 중인 변호사를 꼽은 답변은 제외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