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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성장 아닌 복지가 좋다'는 네카오 지망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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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성장 아닌 복지가 좋다'는 네카오 지망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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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대학생이 가고 싶은 기업 1위(인크루트 조사)는 카카오였다. 국내 주요 기업 150곳 중 카카오에서 가장 일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14.2%나 됐다. 올해 같은 조사에서 카카오는 6위(선호 비율 2.6%)로 떨어졌다. 네이버를 택한 대학생 비율도 6.4%에서 4.7%로 하락했다.

    인적자원(HR)업계에선 그동안 정보기술(IT) 기업의 최대 매력으로 꼽히던 활력과 혁신이 사라진 영향으로 본다. HR 플랫폼 관계자는 “‘네카오’는 여전히 인기 많은 기업이지만 예전처럼 활달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느낌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이젠 안정적인 대기업 이미지”라고 했다.


    5년 전 네이버와 카카오 취업을 원했던 대학생은 그 이유로 ‘성장 가능성과 비전’(네이버 23.8%·카카오 28.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제도’(네이버 38.2%·카카오 30%)를 주로 택했다. 한 판교 기업 직원은 “요즘 판교 IT기업들이 획기적인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부쩍 줄어든 것 같다”며 “기존 사업을 잘 유지하는 데만 주로 신경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에 유망 스타트업이 입주해 기존 IT 대기업의 긴장도를 높이는 ‘메기’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신생 테크기업들은 판교가 아니라 서울 역삼·선릉 쪽에 몰려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판교는 설계 때부터 분양 위주로 진행돼 대형 자본을 갖춘 기업만 들어오고 스타트업은 배제됐다”며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의 등장으로 긴장했던 메타처럼 새로운 인력과 기술이 계속 섞여줘야 하는데 지금 판교의 기업들은 ‘워라밸’만 챙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려되는 것은 이들 기업의 신입 채용 문까지 빠르게 닫히고 있다는 점이다. 업력이 오래된 기업의 경영 판단이 보수화된 데다 인공지능(AI) 도구로 인한 인력 대체까지 이뤄지면서다. 대규모 공채 대신 경력직만 알음알음 뽑으면서 주요 IT 기업의 신규 채용은 3년 새 3분의 1토막 났다. 직원들도 한 번 들어오면 여간해선 떠나지 않는다. 요즘 같아선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일을 배울 현장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변화가 빠른 IT 분야에선 신규 인력 유입과 실험 문화가 필수적이다. 노련한 경력자와 패기 있는 신입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혁신도 일어난다.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메타의 수장인 마크 저커버그가 최근 일반인공지능(AGI) 개발팀의 수장으로 앉힌 알렉산드르 왕은 28세다. 왕은 자신보다 서른일곱 살이나 더 많은 얀 르쿤 메타 AI 수석과학자와 협업한다. 국내 주요 IT기업이 신규 테크 인재를 키워내는 ‘인재 무기고’ 역할을 포기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테크 전쟁에서 한국의 승산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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