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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을, 미국은 갑?'…'K원전' 기술 종속 논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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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을, 미국은 갑?'…'K원전' 기술 종속 논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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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합의가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새로 개발한 노형(원자로의 형태)의 원전을 수출할 때 웨스팅하우스의 검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미국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상황에서 한국이 새롭게 열린 글로벌 원전 건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결과라는 반론도 나온다.
    원전 업계 고위 관계자는 19일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 내용에 대해 “미국 측 기술과 다르다는 보증을 제공하면 문제가 없을 내용”이라며 “원전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나라와 나중에 분쟁거리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게 실용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의 기반 기술이 아니라는 근거만 제시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웨스팅하우스가 2000년 인수한 컨버스천엔저니어링의 원천 기술을 토대로 한국형 원자로 ‘APR1400 노형’을 개발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를 이유로 한국형 원전의 체코 수출에 대해 지재권 문제를 제기했고, 올해 초 분쟁을 합의했다. 하지만 원전 수출 건마다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적 졸속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결산 전체회의에는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긴급 소환됐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원전 산업 전반의 이익 구조를 보면 불리하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논란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와 함께 유일하게 원자력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추후 분쟁 소지를 없애려면 불가피하게 필요한 관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수원 등 팀코리아는 이 같은 기술 종속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신규 대형 원자로 개념개발을 시작했다. 2022년 개발을 시작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도 독자 특허 확보와 지재권 회피를 전략으로 표준설계를 만들고 있다.
    일각에선 과연 ‘기술 독립’을 강조해야 하는지 의문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퀄컴에 특허료를 지불하고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와 프랑스 GTT에 원천 기술료를 부담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수출하는 한국 조선사들에는 아무도 ‘기술 종속’이라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결국은 장사를 잘하는 게 승자”라며 “원천 기술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가 갑(甲)이고 한국은 을(乙)이라고들 하지만, 한국은 최소한 원전 분야에선 개발, 건설, 운전 등 다양한 역량을 갖춘 ‘슈퍼 을’”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한국이 대형원전(APR1400노형)을 1기 수출 할 시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해야 할 일감과 로열티가 1조원에 달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이는 과도한 일감을 떼 주는 것으로 막상 수출에 성공해도 한국 업체들은 거의 이익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하지만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소 10조원이 넘는 원전 1기 수출 시 1조원 어치 일감을 동맹국에 제공키로 하는 건 나름 잘한 지재권 협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리안/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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