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드인은 전통의 고유한 우아함을 담아내는 여성복 브랜드 ‘서화(Seowha)’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박수진 대표(29)가 2024년 7월에 설립했다.
박 대표는 학부 시절 한국음악 작곡을 전공하며 전통 예술의 깊이를 느꼈고, 무대에서 입을 퓨전한복을 직접 디자인하며 의류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
“옷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전통 복식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의 디자인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그 무한한 가능성에 이끌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서화는 처음에는 ‘특별한 날 꺼내 입고 싶은 퓨전한복’을 만들고자 시작했지만, 브랜드 방향이 고도화되면서 ‘퓨전한복’이라는 표현보다는 ‘한복에서 영감받은 모던한 여성복’이라는 정의가 더 어울린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실제 제품을 판매하고 고객 피드백을 받으며, 일상복으로는 여전히 ‘퓨전한복’이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서화의 제품은 전통의 실루엣을 참고하되, 소재는 코튼·린넨·울 등 고급 원단을 사용해 현대적이고 우아한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자체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브랜드 제품뿐만 아니라 한복·일반 의류·전통 액세서리 등의 B2B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1:1 수작업이 어려운 대량 생산 수요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웨딩드레스를 제작하던 경력자가 함께하고, 국내 브랜드 전문 공장과 협업하고 있어 전체적인 패턴과 봉제 퀄리티가 높은 편입니다. 사용하는 원단 역시 가격대 있는 고급 소재를 중심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날 입는 옷’을 지향하는 만큼, 하객룩이나 맞선룩, 피로연 드레스 등에서 고객들의 만족도를 이끌어내기 위해 완성도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서화는 현재 26SS 컬렉션을 준비 중이며, 출시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캐나다 벤쿠버 패션위크 공식 초청을 받아 참가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영미권 수출에 도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컬렉션 공개 이후에는 룩북 중심의 SNS 콘텐츠, 디지털 광고, 플랫폼 입점 등을 연계해 마케팅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직접적인 투자를 유치해 본 경험은 없지만,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의류 브랜드 특성상 기업가치 평가의 대부분이 디자이너 개인의 역량에 기반하다 보니, 최소 세 차례의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방향성을 확실히 보여준 후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입니다.”
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처음부터 사업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좋아하는 일을 실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디자인 구상, 원단 시장 조사, 자사몰 운영, 촬영 등 하나하나 즐거웠고 그 과정에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지원사업에 도전하다 보니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초기에는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강북청년창업마루의 정부 지원 사업화 자금을 활용했고, 현재 석사 과정을 재학 중인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의 지원도 받게 됐습니다. 이후 제품을 제작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생산비를 확보하고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며 다섯 번째 펀딩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후 박 대표는 “가장 기쁠 때는 만든 제품이 잘 나왔을 때, 또 누군가가 그 제품을 좋아해 줄 때”라며 “요즘은 컬렉션 준비와 함께 로고와 자사몰을 리뉴얼하면서,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볼 때 큰 만족감을 느낀다. 모든 과정이 창작의 연장이자 성취감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26SS 컬렉션 발표와 해외 패션쇼 성공이 목표이고, 이후에는 서울 패션위크에도 참여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싶다”며 “B2B 협업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패션뿐 아니라 공예·식품 등의 전통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유통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것입니다.”
페이드인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4년 7월
주요사업 : 의류 및 잡화 제조업
성과 :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 선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