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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넘어서는 피엔티 "美 관세·中 공세에도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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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넘어서는 피엔티 "美 관세·中 공세에도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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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배터리업계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배터리로 먹고사는 중소·중견기업 중 생사기로에 놓인 곳이 한둘이 아니다.

    중견기업 피엔티는 예외다. 국내 최대 배터리 장비회사답게 다양한 고객을 확보해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미국 관세 폭탄과 중국 저가 공세 속에서도 국내 공장 전체를 완전가동 중이다. 캐즘 영향으로 올해 실적은 일시적으로 둔화하겠지만 수주 잔액이 많아 내년에 다시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에 신공장도 짓고 있다.


    피엔티 창업자 김준섭 대표는 경북 구미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기술력에서 여전히 중국을 앞서는 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캐즘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창업 20년 만에 연매출 1조원 기업을 일궈낸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중국산 배터리를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이 중국에 매길 관세율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가격 경쟁력으로는 한국산 배터리가 중국산을 이길 수 없습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율 100%를 부과한다고 해도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한국산보다 저렴하다고 합니다. 1년 전보다 중국산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내렸어요.”

    ▷중국이 시장을 장악한 건가요.


    “중국 대형업체엔 연구인력만 3만 명입니다. 그중 박사급이 절반입니다. 중국 정부가 전적으로 지원해 줍니다.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증치세 환급 혜택이 대표적이죠. 중국 정부가 펀드를 조성해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장비시장은 어떤가요.


    “자기들 스스로 ‘넘버원’이라며 중국산 장비만 쓰면서 배터리업계와 장비업체가 같이 성장하죠. 피엔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국에 배터리 장비를 납품합니다. 중국, 미국, 유럽 매출 비중이 30%씩 됩니다.”

    ▷미국 관세 영향은 없습니까.


    “‘이미 장비를 많이 판매했으니 더 이상 못 팔지 않느냐’는 개념으로 얘기합니다. 하지만 보통 단계식으로 시장이 성장합니다. 지금은 전기차보단 ESS 시장의 성장폭이 실질적으로 더 큽니다. 앞으로 로봇이 크게 성장할 사업이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관세 영향은 크지 않을 겁니다.”

    ▷캐즘은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현재 어려운 상황이 100% 캐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비해 한국산 배터리 경쟁력이 떨어진 겁니다. 중국은 전기차가 많이 활성화했는데 한국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피엔티가 중국 업체를 이길 수 있습니까.

    “정밀도가 요구되는 장비에선 아직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낫다고 해외 바이어들이 얘기합니다. 우리 장비는 1~2년 지나면 원가를 뽑고, 10년이 지나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사업은 어떻습니까.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고객사에 전극 공정이 가능한 공장을 지어주는 형태의 ‘턴키 납품’을 하려고 합니다. 또 우리가 보유한 장비기술을 넣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고객사들이 오면 ‘이 배터리 괜찮네. 그럼 장비는 턴키로 팔아’라고 물을 정도로 완벽한 체계를 갖추고 싶습니다. 배터리 전극 장비만 팔았을 때 매출이 100이라고 하면, 전극 공정이 가능한 생산시설을 팔았을 땐 매출이 300이 됩니다.”

    ▷LFP 배터리도 직접 양산합니까.

    “올해 말이면 가능합니다. 내년에 반도체 유리기판도 생산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동 도금을 세계에서 가장 잘합니다.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도금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도금 시간을 줄이면 반도체 생산능력이 훨씬 좋아집니다.”

    ▷내년 매출 목표는 어떻습니까.

    “1조5000억원입니다. 턴키 수주를 위해 신규 공장을 짓기 시작한 지 1년 반이 돼갑니다. 우리가 동박 생산 공정에 턴키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요.”

    ▷어떤 배터리가 시장을 지배할까요.

    “중국을 중심으로 수만 명의 인력이 LFP 배터리를 연구하니까 제품 단가를 확 낮췄습니다. 지금은 유럽도, GM도 LFP 배터리를 쓴다고 합니다. ‘가장 싼 게 이긴다’는 개념이 맞아떨어진 거죠.”

    ▷피엔티 장비도 영향을 받습니까.

    “우리는 어떤 배터리 업체에도 장비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LFP든, 삼원계든, 전고체든, 나트륨이든 문제없습니다. 80%는 장비가 같아요. 많은 엔지니어와 개발 경험이 있으면 나머지 20%를 채울 수 있습니다.”

    김준섭 피엔티 대표 약력

    △1964년 경북 안동 출생
    △1983년 경북 기계공고 졸업
    △1990년 금오공대 기계공학과 졸업
    △1990년 서통테크놀로지 설계팀장
    △2003년 피엔티 창업
    △2014년 중국 섬서인과기계설비 대표 겸직
    △2023년 피엔티머티리얼즈 대표 겸직


    구미=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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