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필리핀이 태평양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최근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주변국 간 신경전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호주군은 지난 15일부터 필리핀군과 함께 남중국해 인근에서 ‘알론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알론은 필리핀어로 파도를 뜻한다. 이번 훈련은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양국 군사훈련 가운데 최대 규모로 한국 미국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도 관찰단으로 참여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호주 왕립 해군 고위 장성인 저스틴 존스는 성명에서 “(이번 전투 훈련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 안보 과제에 대응하고 장거리 작전 능력을 발휘할 기회”라며 “추가 협력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한 도시에서 진행되는 상륙 작전, 실탄 사격 훈련, 전투 기동 훈련에는 양국 군인 약 3600명이 참가했다. 유도 미사일 구축함, F/A-18 전투기, C-130 수송기, 대전차 무기 등도 투입됐다.
호주는 미국에 이어 필리핀과 ‘방문군 지위 협정’을 맺은 두 번째 국가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은 서로 병력을 파견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수 있다. 필리핀은 지난해 7월 일본과도 비슷한 내용의 협정을 체결해 다음달 발효할 예정이며, 프랑스·뉴질랜드와도 군사 협정을 추진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여러 국가와 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동맹국인 필리핀은 202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 정권의 친중 노선을 뒤집었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까지 제정하며 중국에 맞서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대만의 실효 지배 지역인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 해역에 진입해 대만 측 선박과 약 22시간 대치했다. 중국은 또 필리핀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인도와 처음으로 공동 순시를 실시하자 반발했으며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 진입한 일본 어선을 쫓아내기도 했다.
지난 2월 중국은 해군 함정을 동원해 호주와 뉴질랜드 인근 해역에서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항의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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