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각지에서 곰이 잇따라 출몰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1달새 3명이 곰에 물려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7일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훗카이도 동부 라우스다케산(해발 1660m)에서 하산 중이던 20대 등산객이 불곰에게 습격당해 실종됐다. 이 남성은 15일 현장 부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훗카이도 경찰은 이 남성이 도쿄 스미다구에 거주하는 20대 회사원 소다 게이스케(26세) 씨라고 발표했다.
이 사고로 유명 관광지인 시레토코 오호(知床五湖), 이와베쓰 온천 등 한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명소도 폐쇄됐다. 훗카이도 경찰은 등산로 근처에서 불곰 3마리를 포획해 사살했다. 도립종합연구기구는 사살한 곰의 DNA를 감정해, 남성을 습격한 개체인지 확인하고 있다. 주민들은 등산 시즌에 발생한 충격적인 인명 피해로 인해, 지역 관광에 악영향을 미칠 지 우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생 곰이 도심까지 내려와 사람을 해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니가타현 미나미우오누마시에서 60대 남성이 집 마당에서 곰의 습격을 받았다. 손전등으로 저항하던 남성은 왼쪽 허벅지를 물렸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홋카이도 남부 후쿠시마초에선 70대 신문 배달원이 몸길이 2m가 넘는 불곰의 습격을 받고 사망했다. 같은달 초에는 이와테현에서 곰이 민가에 침입해 80대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월에는 미야기현의 한 골프장에 곰이 나타나 여자 골프 투어의 일부 경기가 취소됐고, 야마가타 공항 활주로에도 곰이 출현해 공항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곰에 의한 인명 피해 중 시가지에서 발생한 비율은 2016년 13%에서 2023년 38%로 늘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인구 밀도가 줄어들고 방치된 과수원과 경작지가 늘어나면서 곰의 민가 출현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혼슈 동북부에서 곰 주식인 도토리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정부는 9월까지 '곰 출몰 경계 강화 기간'으로 지정하고, 곰 출몰 소식을 뉴스 속보나 앱 경보로 알리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또 시가지에서 사냥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용하는 개정 조수 보호법을 9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곰이 출몰한 지자체들은 덫을 설치하고 사냥꾼을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