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직원들이 하나둘 출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 13일(현지시간) 아침 8시50분 한국인 한 무리가 버스에서 내린다. 카키색 바람막이를 입고 백팩을 짊어진 이들은 수학여행 온 학생들처럼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미래의 구글을 꿈꾸는 한국의 창업자들이다. 이들은 유망한 국내 모바일 앱 및 게임 개발사를 발굴해 지원하는 구글의 스타트업 창업 진흥 프로그램 '창구'에 참여하고 있다.
창구는 구글플레이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손잡고 매년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7기가 활동 중이다. 창구는 선정사들의 해외 진출 및 시장 확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2023년부터 선정사들에게 해외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일본, 2024년 싱가포르를 방문했고 올해 처음으로 미국을 찾았다.
이번 이머전 트립은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 및 앱·게임 시장 분석, 미국 시장 마케팅 전략과 수익화 방안, 실리콘밸리 투자자 및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제공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이날 구글플레이의 글로벌 마케팅을 이끄는 알버트 쳉은 "여러분의 성장에 작은 역할을 하고 그 여정에서 여러분을 도와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창업자들을 반겼다.
이어 창업자들 앞에 선 맷 라이드나워 구글 스타트업·엑셀러레이터 총괄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팁들을 제공했다. 라이드나워 총괄이 "벤처캐피털(VC)이 이해할 수 있도록 2분 이내에 피칭을 준비하라" "VC를 미리 조사하라" "창업자나 투자자 등 누구와 회의를 한 뒤에 '누구와 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라" 등 현지 엑셀러레이터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조언들을 해주자 창업자들은 눈을 반짝이며 이를 받아적었다.

라이드나워 총괄의 강연 뒤에는 "미국 VC는 어떤 스타트업에 주목하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꼭 미국에 본사가 있어야 하나", "실리콘밸리 외에 미국 내 다른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떤 곳이 있나" 등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창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게임을 통해 뇌병변·자폐아동의 재활을 돕는 잼잼테라퓨틱스의 김정은 대표는 "창구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복지나 다름없다"고 했다.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단연 네트워킹이라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시드투자로 60억원을 조달한 창업자, 이미 한 번 회사를 매각해 250억원을 수익화한 스타트업 대표 등 너무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라며 "굉장히 배우는 게 많다"고 전했다.


실제 김 대표는 잼잼테라퓨틱스의 재활 솔루션인 잼잼400을 마케팅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중 '양육비 청구'를 도와주는 솔루션을 만드는 창구 알럼나이를 만나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두 회사의 목표 타겟이 '자녀가 있는 3040 여성'으로 겹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 외에도 영상 캠페인을 통한 광고 효과, 창구 창업자들끼리 인공지능(AI)을 같이 공부하는 AI스터디젬 등이 도움이 됐다며 "이런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직원들에게는 복지나 다름없었다"며 만족했다.
구글은 이번 이머전트립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글의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구글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해외 시장 특화 전략과 함께 현지 투자 생태계와의 실질적인 접점을 제공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