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투톱’ 자리가 채워져 멈춰 있던 금융권 ‘인사 시계’가 다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석인 금융당국 임원급 보직을 시작으로 국책은행장, 금융공공기관장 및 협회장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핵심 요직인 사무처장(1급·차관보급)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달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승진 이후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금융위는 작년 3월 이후 1급 인사를 하지 않아 적체가 심하다. 이에 따라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취임을 전후로 최소한 한 명 이상의 1급 인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안팎에서는 과거 관행으로 미뤄볼 때 신진창 금융정책국장, 박민우 자본시장국장의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1급 인사 이후엔 국·과장 인사도 후속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자산운용과, 보험과, 청년정책과, 금융안전과 등이 공석이거나 직무대리 상태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여부에 따라 후속 인사의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도 곧바로 임원 인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함용일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이 퇴임한 뒤 해당 자리가 공석인 데다 오는 18일에는 김범준 보험부문 부원장보 퇴임이 예정돼 있다.
금감원은 수장이 바뀌면 전체 임원이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해왔다. 전임자인 이복현 전 금감원장은 취임 두 달 만에 임원 인사를 소폭으로 단행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첫 금감원장인 최흥식 전 원장은 부원장보 이상 임원을 전원 교체했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의 임원 인사폭에 따라 국장급 이하 보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미뤄진 금융공공기관 최고경영자 인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강석훈 전 회장(6월), 윤희성 전 행장(7월) 퇴임 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 구조조정,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국책은행장 임명도 이른 시일 내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역시 지난 1월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계속 업무를 수행 중이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각각 이달 말, 11월에 임기를 마친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10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12월) 등 일부 금융권 협회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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