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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은행·벨로시티 잇단 인수…한화생명 김동원, 승부수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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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은행·벨로시티 잇단 인수…한화생명 김동원, 승부수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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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생명이 안팎으로 분주하다. 여승주 부회장이 한화그룹 경영지원 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회사는 10년 만에 다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동시에 이사회도 개편했다. 글로벌 투자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노부은행 지분 40%를 확보한 데 이어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사들였다. 두 건 모두 불과 몇 달 간격에 이뤄졌다. 그룹 내 지분이 취약하고 형제들과 달리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동원 사장이 글로벌 금융 확장으로 입지를 굳히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미국서 ‘금융 영토 확장’

    김 사장이 2023년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자리를 옮긴 뒤 한화생명은 글로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동남아와 북미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각각 영업과 자산운용에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쳤다. 단순한 투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내부 결제 인프라 확보와 현지 금융 지주사 설립 요건 충족 등 장기적인 사업 기반 마련이 목표다.


    우선 지지부진하던 인도네시아 사업에 대규모 투자금을 투입했다. 2023년 3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이 리포손해보험 지분 47.7%를 인수했다. 한화손보도 리포손보 지분 14.9%를 확보했다. 그해 7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가 의무공개매수(MTO)로 지분을 확대하며 한화생명의 리포손보 지분율은 74.4%가 됐다. 올해 6월엔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지분 40%) 인수를 완료했다. 노부은행의 연간 순이익 규모는 2024년 기준 279억원이다.

    인수 승인에는 단 1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규제가 까다로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리포그룹과의 파트너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앞서 한화생명은 2012년 인도네시아 생보사 물티코생명을 인수한 뒤 이듬해 10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다. 한화생명 손자회사인 한화투자증권도 2024년 10월 리포그룹 계열 칩타다나증권(지분 80%)을 인수했다. 이번 노부은행 인수로 한화생명이 생명·손해보험과 증권, 은행까지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 것. 국내 금융그룹 계열사 중 최초다. 보험 업계에선 한화생명이 미니 지주사 실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 부문은 북미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가 분기점이 됐다. 벨로시티는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청산·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청산 라이선스는 미국 내 3100여 증권사 중 150곳만 보유했다. 한화생명은 브로커 수수료를 절감하고 벨로시티의 투자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활용해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투자자산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조직 개편을 단행해 투자부문을 강화했다. 단일 투자부문장(CIO) 체제에서 공동 CIO 체제로 확대한 것. 그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39%로 전년 동기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고 운용자산이익률도 3.05%로 낮아졌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삼성생명은 ROA 1.01%, 운용자산이익률 3.34%, 교보생명은 ROA 1.01%, 운용자산이익률 3.43%로 한화생명과 차이를 보였다. 별도 기준 일반계정 투자손익에서는 21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HR팀은 글로벌HR실로 격상,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 지분 인수 등 해외사업 확대에 대응해 인재 확보와 경영 효율화 기반을 동시에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10년 만의 각자대표 전환

    이번 대표 인사에서도 김 사장 체제 강화 의도가 읽힌다. 8월 5일 한화생명은 새 사령탑으로 인수합병(M&A) 전문가 권혁웅 부회장을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1985년 한화에너지에 입사한 뒤 40년간 그룹의 정유·석유화학·에너지 분야와 경영기획실, 지주경영부문, 지원부문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한화맨이다. 한화그룹의 숙원이었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에서 실무를 진두지휘했고 인수 후 통합작업(PMI)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지난해 상반기 회사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권 부회장은 글로벌 M&A 경험과 조직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김 사장이 추진하는 해외 금융 확장 전략에서 든든한 ‘멘토형 파트너’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각자 대표로 선임된 이경근 사장은 1991년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에 입사한 후 지점장, 지역단장, 보험부문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30년 넘게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다. 한화라이프에셋 대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 등을 맡아 경영 능력도 입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흑자전환과 보험대리점(GA) 업계 1위 달성을 이끌었던 것. 2021년 한화생명이 대형 생보사 최초로 추진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전략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보험영업과 상품개발 부문에서 김 사장을 지원하며 실적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현재 한화생명은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생명과 달리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별도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48.3% 급감한 1797억원으로 나타났다. 손실부담계약이 증가하고 투자 평가손익이 급감한 영향이다. 손실부담계약은 계약이 유지될수록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계약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30.8% 감소한 4615억원을 기록했고 주주 배당은 올해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은 이사회도 개편했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여 부회장과 신충호 부사장(보험부문장 유지)이 퇴임하고 두 각자 대표가 올랐다. 새 이사회 의장은 권 부회장이 맡았다.

    통상 금융당국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권장하지만 한화생명은 권 부회장이 대표와 의장직을 겸직하는 대신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운용한다. 선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간 협의를 주관하고 의견을 조율하며 이사회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확보해 경영진 견제 기능을 수행한다. 현재 한화생명의 선임 사외이사는 이인실 이사다. 그는 전 통계청장, 한국경제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주사 전환 땐 금융계열 분리 부담

    대규모 투자부터 조직 개편까지 속도전의 배경에는 ‘시간 압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 특성상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그룹 지배구조 재편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김 사장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다만 성패는 아직 불투명하다. 노부은행은 영업 기반이 작은 지방은행 수준에 머물고 있고 벨로시티도 청산·결제 인프라는 갖췄지만 리테일·투자은행(IB) 경쟁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 시 금융계열 분리 가능성이라는 구조적 변수도 남아 있다. 김 사장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0.03%에 불과하다. 모회사인 (주)한화(지분 43.24%)를 통한 간접 지배가 유일한 상황에서 독자 생존력을 얼마나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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