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노숙자 가족에 '소변 테러'…경찰, 집단폭행 혐의 수사

프랑스 파리에서 임신한 노숙자와 그의 어린 두 딸이 소변 테러를 당했다.

11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은 지난 10일 새벽 1시께 20대 남성 두 명이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 노숙하던 임신한 여성 A씨와 그의 6세, 14개월 딸들에게 소변을 봐 수사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지난주 초부터 피난처 요청을 위해 다른 200여명의 노숙자와 함께 시청 광장에서 지내왔다.

A씨는 인권단체 '유토피아56파리'에 "그 이후로 딸은 잠들지 못했다. 아이는 그들이 다시 와서 소변을 볼 것이라며 계속 울었고, 다른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을 놀려댔다"고 증언했다.

단체는 이 사건에 대해 "극히 심각한 행위'라고 규탄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초 A씨가 직접 고소할 생각이었지만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을 고려해 단체가 대신 나섰다고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단체는 이들 남성이 술에 취해 실수로 소변을 본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그들에게 접근하자마자 즉시 도망쳤고, 이는 이들의 행위가 사전에 계획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 2명 중 한 명을 체포했으며 집단 폭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파리 시청 앞 200여명의 노숙자는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12일 아침 마르세유, 브장송, 부르주 등 다른 도시의 임시 수용소로 이송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