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없는데…국힘, 두번째 합동연설회도 "배신자" 고성·야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주자들이 12일 보수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또다시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로 갈라져 충돌했다. 당 지도부가 앞서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출입을 불허했지만 지지자들 간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이 단상에 오를 때마다 지지자들의 야유와 고성이 엇갈렸다. 조경태 대표 후보를 비롯해 찬탄파 주자 연설 땐 ‘배신자’ 구호가 이어져 발표가 중단되기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을 하는 행위는 전당대회의 성숙한 모습에 맞지 않다”며 질서를 지켜줄 것을 요청했으나 대구 연설회와 비슷한 소란이 지속됐다.

후보들도 계엄과 탄핵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이어갔다. 안철수 후보는 “선동가들은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꽁무니를 붙잡고 우리끼리 뭉치면 살 수 있다고 말한다”며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를 세우면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내란 정당’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도 “아직 탄핵을 반대하고,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몰아내지 않고서는 우리 국민의힘에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반탄파 주자들은 이재명 정권 비판에 주력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일당독재’는 국민의힘을 해산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 등 우방세력과 손잡고 다 함께 이재명 독재를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고, 장동혁 후보는 “보수의 궤멸은 자유민주주의 궤멸이다.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고 보수정권을 다시 세우는 싸움을 제가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소람/부산=정상원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