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두고 "대한민국의 정의는 죽었다"고 혹평했다. 나 의원은 조 전 대표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잘 알려져 있다.
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의는 죽었다고 생각한다"며 "광복절 정신이 이재명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면을 통해 정의를 사망시키는 날이 됐다는 것이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정의와 도덕을 땅에 묻은 것"이라며 "윤미향 전 의원은 위안부 할머님들을 소위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 드러나지 않았나. 광복절 윤 전 의원을 사면하는 것은 광복절 의미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제의 사면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도덕을 짓밟은 사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조 전 대표를 포함한 83만6687명에 대해 오는 15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전날 밝혔다. 사면 유형은 일반형사범 1920명, 정치인 및 주요 공직자 27명, 경제인 16명, 노조원·노점상·농민 184명 등이다.
조 전 대표의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야권에서는 "조국이 나라를 구했나, 사람을 살렸나"(김문수 당 대표 후보), "수사는, 기소는, 재판은 왜 하는가"(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조 전 대표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나 의원은 2020년 펴낸 회고록에서 조 전 대표의 학창 시절에 대해 "당시 운동권으로 분류되던 사람도 아니었다"며 "대학 시절 별명은 '입 큰 개구리'였는데 (운동권 활동은 같은 동기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비할 바가 못 됐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 "나를 포함해 오랫동안 대학을 함께 다니며 그를 막연히 '나이스한 동기' 정도로만 알았다"며 "이들은 뒤늦게 드러난 그의 볼썽사나운 뒷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조 전 장관 한 사람 때문에 온 나라가 두 패로 갈려 대치한 것이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