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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표 "선진국 지표는 문화…지역마다 명품 미술관 많이 생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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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표 "선진국 지표는 문화…지역마다 명품 미술관 많이 생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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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은 미술 작품을 품고 있는 작품이죠. 저명한 건축가들이 참여하면서 공간 자체가 갖는 의미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북유럽 미술관들을 탐방하고 기록한 <백야의 미술관>을 출간한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대인에게 미술관은 그림이 걸려있는 장소 그 이상"이라며 "하루 종일 그림과 함께 머물고 커피를 마시고 사람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역임한 최 교수는 '미술관 순례자'로 알려져 있다. 미술애호가인 그는 세계 주요 미술관을 방문한 뒤 그 역사와 특징, 소장품 등을 기록해왔다.

    그의 책 <백야의 미술관>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주요 미술관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최 교수는 "선진국의 지표는 문화"라며 "북유럽은 문화적으로 후발 국가였지만 국가의 문화정책과 지원에 힘입어 명품 미술관을 갖게 됐다"고 했다.


    북유럽의 색다른 자연환경도 미술관의 일부다. 그가 인상 깊은 미술관으로 꼽은 덴마크 루이지애나현대미술관이 대표적이다. 알렉산더 칼더, 헨리 무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등 소장 작가만큼이나 미술관 정원이 유명하다. 아름드리나무가 뻗어 있는 푸른 잔디밭 너머에 끝없는 바다가 펼쳐진다. 최 교수는 "건물 뒷편 정원은 별천지였다"고 표현했다.


    "우리나라에 외국인에게 자신 있게 보일 만한 미술관이 몇 개나 될까?" 해외 유수 미술관을 둘러본 최 교수가 책머리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그가 자랑할 만한 국내 미술관으로 꼽은 리움미술관과 뮤지엄 산은 모두 기업가의 컬렉터 정신 덕분에 가능했다.


    최 교수는 "기업가들이 미술품을 소장하고 사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제도,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관이 국내외 작가를 아우르는 소장품을 갖추려면 공공 주도로는 한계가 있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부자'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그는 전작 <부자와 미술관> 미국 동부 편, 미국 중·서부편 두 권을 통해 예술을 향한 기업가들의 헌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한국 현대미술가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박은관 시몬느 회장 등과 '호요미'라는 미술애호가 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 모임에서 한때 한국 30대 신진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계를 운영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잠재력 있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 도서관처럼 지역마다 미술관 문화를 꽃피워 지금부터 노력하면 50년, 100년 뒤에는 미국 워싱턴DC 허시혼미술관처럼 명품 미술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은퇴 후 고향인 경남 하동에서 머무르고 있다. 직접 약 3300㎡ 규모의 정원을 가꾸는데 자신만의 미술관을 만들 계획으로 작은 돌 헛간도 쌓아올리는 중이다. 틈틈이 일본 미술관에 대한 글도 쓰고 있다. 최 교수는 "일본 모로하시근대미술관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곳"이라며 "다음 책에서는 의외로 서양 작가의 소장품을 즐기기 좋은 일본 미술관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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