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결과와 경기력 모두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을 미국으로 가져가 더 잘해보고 싶습니다.”
윤이나(사진)는 9개월 만에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대회 2연패에 성공하지 못해 매우 아쉽지만 얻은 점도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이나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나흘 내내 팬들의 힘찬 응원을 들을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점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이어질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휩쓴 뒤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올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17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윤이나는 CME 글로브 랭킹이 74위까지 추락해 내년 시드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랬던 윤이나가 지난 10일 끝난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서 나흘 내내 이어진 우승 경쟁을 통해 경기력 우려를 잠재웠다. 평균 232m의 시원시원한 장타는 물론 벙커 세이브율과 리커버리율(규정 타수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파를 기록할 확률) 모두 100%를 기록하는 등 쇼트게임 부문에서 향상된 실력을 뽐냈다.
윤이나도 미국 진출 후 가장 성장한 부분을 다양한 칩샷 기술 등 쇼트게임 능력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성적이 좋지 않아 기분이 처질 때가 많지만 그래도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있다”고 성장을 강조하면서 “미국에서의 생활, 골프를 하며 보내는 일상이 너무 즐겁다”고 했다.
윤이나는 오는 2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리는 CPKC여자오픈을 통해 LPGA투어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LPGA투어는 저에게 큰 도전이고 저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LPGA투어에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해 신지애·박성현 프로님처럼 어린 친구들이 골프 선수를 꿈꾸게 만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윤이나는 LPGA투어 일정으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21~24일)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작년 대회 준우승자이자 박현경과 4차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만들어낸 그는 “정말 좋아하는 대회”라며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인데 이번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