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제조 현장의 로봇 응용에서 빠르게 경쟁국을 제치고 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공장 로봇 설치 대수를 늘리면서 이 분야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11일 국제로봇연맹(IFR) 자료를 인용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52만대였다. 중국은 이 가운데 29만대로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은 3만4000대, 유럽연합(EU)는 8만6000대, 일본은 4만3000대로 전년 대비 각각 9%, 6%, 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세계 산업용 로봇 수출 시장 점유율이 2위였다. 수출이 11억3000만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43.22% 뛰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서도 올 상반기 중국 산업용 로봇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어난 37만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중국의 근로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가동 대수가 246대였으나, 2023년 470대로 증가해 한국과 싱가포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로봇 밀도는 제조업 자동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SCMP는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공장 자동화를 촉진해 제조업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왔다"며 "노동 집약적 성장 모델에서 기술 중심의 성장 모델로 전환하려는 광범위한 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토 다카유키 IFR 회장은 "지정학적인 불확실성과 관세 혼란으로 투자 의욕이 저하된 상태지만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확장으로 아시아에서 산업용 로봇 산업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서도 경제 회복력을 갖춘 현대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로 인한 다양한 산업의 신규 생산 능력 확장으로 로봇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앞으로도 산업 로봇의 주요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올해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상용화 원년으로 선언했다. 베이징시의 경우 인공지능(AI), 로봇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세계 로봇 콘퍼런스(WRC)가 열리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세계 최초로 인간의 올림픽과 같이 마라톤과 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기능을 선보이는 '2025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도 진행된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