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사용하는 개인 생리대를 부부의 공동 생활비 통장에서 결제해도 되는지를 두고 온라인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개인 생리대를 부부 생활비 통장으로 사도 되느냐가 논란이라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저건 개인 생활비 통장에서 써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부부 공동 자금으로 구매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11일 오전 10시 기준, 이 사안에 대한 투표에는 1926명이 참여했다. 이 중 82%가 넘는 1585명이 "된다"를 선택해, 공동 생활비로 생리대를 사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안된다"를 택한 사람은 18%(342명)다.

투표 결과를 반영하듯, 댓글 역시 대부분 공동 생활비 사용에 찬성하는 내용이었다.
직장인들은 "선 넘네 결혼 왜 했냐?", "안된다 선택한 분들은 결혼하면 이혼할 듯", "서로가 서로에게 내 반쪽이라 생각해야지, 서로가 준비 안 된 결혼인 듯", "그럼 남자가 밥 더 많이 먹으니까 밥 먹을 때도 무게 달아서 생활비 더 내자" 등 글쓴이를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런 건 양쪽 다 이야기 들어봐야 한다", "부부 생활비 개인 생활비가 나뉘어있는데 따지고 보면 개인 생활비로 구매해야 한다", "공금으로 쓰면 한번 쓸 거 두 장 쓸 거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논쟁은 단순히 '생리대 구입비'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 경제권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가치관 차이로도 이어진다.
실제로 2022년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부 경제권'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46.7%, 여성의 54.0%가 "경제권을 본인이 관리한다"고 답했다. 이어 '공동으로 관리'(남 29.3%, 여 24.7%), '배우자가 관리'(남 20.7%, 여 12.7%), '각자 관리'(남 3.3%, 여 8.7%) 순이었다.
반면 이상적인 부부 경제권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과반(55.3%)이 '공동 관리'를 꼽았다. 이어 '아내가 관리'(11.7%),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관리'(11.0%), '각자 관리'(8.0%) 순으로 답했으며, '남편이 관리'는 3.0%로 가장 낮았다.
결혼 전 재산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남성 82.0%, 여성 78.0%가 "공개했다"고 답했다.
공개하지 않은 경우, 이유로는 '신뢰가 쌓인 후 공개하고 싶어서’'(남·여 각 37.3%), '배우자가 실망할까 봐'(남 27.3%, 여 22.7%), '배우자의 태도가 달라질까 봐'(남 24.7%, 여 17.3%) 등이 꼽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