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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사이클 더는 안 온다…여수 에틸렌 공장 2~3개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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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사이클 더는 안 온다…여수 에틸렌 공장 2~3개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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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찾은 울산 용연동 효성화학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공장엔 한 시간이 다 되도록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다. 올 1분기만 해도 직원 100여 명이 타이어코드 등에 들어가는 페트(PET)의 원료인 TPA를 제조했지만 누적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2분기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TPA 국내 공급량(430만t)이 수요(222만t)를 압도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이 공장을 스크랩하기로 했다. 울산 산업단지 관계자는 “울산산단에서만 수십 개 공장 가동 중단이나 통폐합을 준비하고 있다”며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멈춰 선 3대 산단
    여수, 울산, 대산(충남) 등 국내 3대 석화단지의 엔진이 꺼지고 있다. 세계 최대 석화제품 수입국이던 중국이 자체 생산 능력을 대폭 키운 데다 국내 업체들의 증설이 맞물려 공급 과잉 구조가 고착화한 탓이다. 기초 원료인 에틸렌뿐 아니라 ‘캐시카우’였던 폴리프로필렌(PP)과 TPA, 폴리에틸렌(PE) 등 범용 석화제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울산산단에서만 지난해부터 총 10개 공장이 문을 닫거나 가동을 멈췄다. 효성화학은 TPA 공장뿐 아니라 최근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장 한 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효성화학의 지난 1분기 가동률은 57.8%로 지난해 76.6%에서 1년 만에 급락했다. 롯데케미칼은 각각 두 곳의 PET와 고순도이소프탈산(PIA)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태광산업과 SK지오센트릭, 한국카프로락탐 등도 가동 중단에 동참했다.


    국내 최대 산단인 여수산단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8일 여천NCC가 에틸렌 3공장을 세웠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각각 스티렌모노머(SM) 공장 등 일부 생산 라인을 멈췄다. 여수산단의 NCC 공장 가동률은 2021년 87.0%에서 지난해 78.5%로 하락했다. 대산산단에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수·울산·대산 산단에서 가동이 중단된 시설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 공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이 증설하기 전 대량으로 생산 시설을 지어 연 수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중동 공세에 고전
    범용 석화제품 중심의 한국 기업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중국과 중동의 공세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제1 고객’이었던 중국은 이제 최대 경쟁자가 됐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량은 한국(연 1090만t)의 다섯 배인 5200만t까지 늘렸다. 중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저가 범용제품을 한국에 쏟아내자 한국 다운스트림 기업들도 국산 에틸렌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중동은 미래의 경쟁자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무기로 원유를 뽑아낸 자리에서 석화제품을 뽑아내는 정유·석유화학 통합공장(COTC)을 8개나 짓고 있어서다. 예상 에틸렌 생산량은 연 1123만t으로 LG화학 등 한국 주요 6개 기업의 생산량(1090만t)을 웃돈다. 2023년 세계 에틸렌 공급 가능 물량(2억2382만t)이 수요(1억7653만t)를 26.7% 넘어선 상황에서 중동의 값싼 제품이 추가로 풀린다는 얘기다.

    석유를 직접 조달하는 중동은 중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에틸렌을 만들 수 있다. 업계에선 현지에서 가동에 들어간 일부 공장의 에틸렌 생산단가는 t당 200달러 이하로, 300달러 안팎인 중국산보다 30% 이상, 한국보다는 40% 이상 저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경기 사이클이 좋아지면 업계 전체가 살아났지만 지금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공장 문을 닫아 비용을 줄이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업계 전반에 퍼졌다”고 말했다.

    울산=안시욱/여수=성상훈/대산=김진원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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