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여 년간 맥킨지는 한국 경제를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안의 개구리’에 비유했다. 이제 그 냄비에 100도가 넘는 끓는 물(미국의 관세 폭탄)이 확 끼얹어졌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를 이끄는 송승헌 대표(사진)는 지금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현실을 이렇게 평가했다. 안 그래도 중국의 약진으로 코너에 몰린 한국 경제에 미국의 ‘관세 폭탄’이란 초대형 악재가 더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노동 관련 법, 상속·증여세법, 주 52시간 근무제, 상법 개정안 등 ‘큰 바위(big rock) 규제’를 풀어 약해진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송 대표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뼈를 깎는 변화’에 나서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관세가 0%에서 15%로 오른 상황에서 기업이 기존 사업 모델을 그대로 가져간다면 경쟁력 추락 외에 다른 답은 없다”며 “더는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맥킨지는 2013년과 2023년 한국 경제를 ‘끓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보고서를 통해 산업구조 개편 등을 주문했다.
송 대표는 석유화학, 철강 등 중국에 밀리는 산업은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남은 힘을 모아 바이오, 에너지, 우주항공, 인공지능(AI) 등 고부가가치 신사업에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끓는 물을 맞은 우리 기업들이 ‘냄비에서 뛰쳐나가겠다’는 용기를 내려면 위축된 기업가정신부터 되살려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이 큰 바위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지금의 위기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 따라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은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서 ‘함께 가야 할 나라’로 미국에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