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임원 3명 중 1명은 인공지능(AI)가 사람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인력 채용을 대체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인적자원(HR) 통합 플랫폼 딜(Deel)이 국내 대표 명함 앱 ‘리멤버’에 의뢰해 지난 달 11일부터 27일까지 국내 기업 임원급 인사 244명을 대상으로 ‘AI 도입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국내 경영진 3명 중 1명(32.5%)은 “AI가 더 높은 효율성을 입증할 경우 인력 채용을 AI로 대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56.7%)은 우선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AI 대체 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직군으로 신입 지원자가 지배적이었고, 이어 중간 관리직(22%)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47%는 AI의 도입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답했다. AI 도입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직무로는 개발·엔지니어링(35%)이 1위, 고객 지원(21%), 회계·법무 등 백오피스(18%) 순으로 꼽았다. 67%의 응답자는 “AI가 코딩 작업을 지원함으로써 개발자 수요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1년간 AI로 인한 인력 감축이나 직무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이 74%를 차지했다. 6%만이 실제 인력 감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20%는 AI 도입으로 인해 재교육이나 직무 전환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응답한 국내 임원의 98%는 “AI를 활용하더라도 인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판단력(31%)과 창의성(28%)을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았다.
또한 HR 및 조직 관리(29%), B2B 영업(26%), 컴플라이언스 및 대외협력(19%), 마케팅(18%) 등은 AI가 도입되더라도 인간 중심의 통찰력과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영역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의 31%는 2025년 인력의 ‘AI 역량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딜 코리아 박준형 기업 고객 영업이사는 “조사 결과 AI의 도입이 기업의 채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지만 한국 경영진은 ‘인간 중심’ 접근을 하고 있었다”며 “효율성 향상은 분명하지만 인간의 판단력, 창의성, 관계 구축 능력은 대체 불가한 가치로 남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