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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마이애미, 사상 첫 ‘인 시추’ 단독 행사… 서울이 그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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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마이애미, 사상 첫 ‘인 시추’ 단독 행사… 서울이 그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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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와닿는 지금, 한국 전통 기법과 디자인의 독창성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세계적 디자인 페어 디자인 마이애미가 오는 12월 메인 행사의 사전 전시 개최국으로 서울을 택했다. 오는 9월 1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시작되는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Design Miami. In Situ)’ 행사다. ‘프리즈서울(Frieze Seoul)’, ‘키아프(KIAF)’ 등 다양한 미술 연계 행사가 열리는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에 함께 진행돼 서울이 아시아 예술계 중심지로 부상하는데 시너지를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디자인 마이애미는 세계 여러 나라의 특성을 반영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서울 인 시추 행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열리는 것으로, 지역 디자인 커뮤니티를 기념하고 육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독립된 행사로는 전 세계 최초 진행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 이후 10월에는 프랑스 파리 현지의 특별한 건축 공간에서 열리는 파리 페어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 주제는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다. 전시명 ‘Illuminated’는 한국어 조명(照明)에서 영감받아 지어진 제목으로, 17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한국 디자인의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세계적 행사인만큼 유수의 글로벌 디자인 갤러리 16곳이 참여한다. 런던, 파리, 뉴욕, LA에 지점을 둔 ‘카펜터즈 워크숍 갤러리(Carpenters Workshop Gallery)’, 뉴욕의 ‘살롱 94 디자인(Salon 94 Design)’, 런던의 ‘찰스 버넌드 갤러리(Charles Burnand Gallery)’, 브뤼셀·제네바의 ‘오브젝트 위드 내러티브(Objects With Narratives)’ 등 16곳의 갤러리가 직접 선별한 한국 작가들의 한국 감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전통의 재해석, 우리 고유 방식 스민 170여 작품

    김민재, 이광호, 정다혜, 최병훈 등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71명의 작품이 한데 모여 한국 콜렉터블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펼친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그들의 작품에는 한국적 요소가 녹아 있다. 옻칠 전통이나 백자 기법, 전통 누비 기법인 보자기와 조선시대 볏짚 민속 공예 등 오랜 시간 전승돼 온 방식들이 한국 작가들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다.




    유다현 작가는 조선 시대 볏짚 민속 공예의 직조 기법을 가죽에 처음으로 적용한 가죽공예가다. 그는 이번 전시에 이 방식으로 만든 직조 케이스 두 점을 선보인다. 김동준 도예가는 백자의 전통 기법을 계승해 오로지 장작 가마만으로 도자기를 굽는다. 현재 많은 도예가가 전기 가마나 가스 가마를 활용하지만, 그는 직접 목재를 준비해 가마의 불을 지피는 ‘슬로우 크래프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장작가마 소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울퉁불퉁한 표면이 특징인 ‘Moon Jar’를 출품한다.




    한지를 재해석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이정인 작가는 옛 창살에 한지를 붙이는 전통 기법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독특한 조각적 형태의 의자를 제작한다. 한국인 최초로 2022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다혜 작가는 전통 한국 모자 공예의 직조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말총을 활용한 독창적인 공예 기법을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검은 말총을 정교하게 엮어 완성한 가로 약 50cm의 바구니 형태 작품 ‘A Time of Serenity’를 선보인다.



    한국성의 새로운 결을 만나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최병훈 작가와 김민재 작가의 작품이 집중 조명된다. 최병훈 작가는 한국 최초로 '아트 퍼니처'라는 개념을 도입한 인물이자, 한국 고유의 예술성과 철학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목재나 돌과 같은 자연 재료를 활용한 그의 작업은 한국 공예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도, 시대를 초월하고 세계적인 시각을 담아낸다. 이번 행사에 인위성을 배제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포용한 ‘Afterimage of Beginning 021-577’과 ‘Afterimage of Beginning 018-499’ 두 작품을 선보여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한국 현대 아트 퍼니처의 진수를 보여준다.



    건축과 디자인을 넘나드는 활동으로 주목받는 김민재 작가는 신작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예술가의 은거 공간(Artist’s Retreat)이라는 가상의 주제를 바탕으로, 세 가지 주요 가구 ‘Daybed With Pillow’, ‘Ruffled Chair’, ‘Lamp With Roof’를 삼각 구도로 구성하여 선보인다. 특히 작가가 서울에서 직접 제작한 ‘Daybed With Pillow’는 전통 비단 매트리스(보료)가 서구의 데이베드나 셰즈롱그와 같은 가구에 의해 바닥에서 들어 올려지는 모습을 연출한다. 이는 김민재가 한국적 시각으로 유럽 디자인 역사를 처음 접한 이후 지속적으로 매료되어 온 가구 유형이다.



    ‘Ruffled Chair‘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독의 의자와 미국 뉴웨이브 밴드 토킹 헤즈(Talking Heads) 의 창립 멤버인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이 콘서트 영화에서 입은 오버사이즈 의상의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헸다.

    아울러, 전시 외에도 디자인의 주요 이슈를 공유하는 토크 프로그램과 VIP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동시대 디자인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브랜드, 컬렉터, 업계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국제 디자인 트렌드와 산업 방향에 대한 담론을 나눌 예정이다.

    젠 로버츠(Jen Roberts) 디자인 마이애미 CEO는 “디자인 마이애미는 최고의 콜렉터블 디자인을 선보이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서울은 이 분야의 발전과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많은 유명 디자이너와 신진 디자이너들의 요람”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9월 14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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