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7월 대지진설에 이어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쓰나미(지진해일) 우려가 더해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안그래도 여름 시즌에는 폭염 탓에 일본 여행을 기피하는데다 쓰나미 경보까지 나오면서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어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30일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일본 태평양 연안 일부 지역에서 1.3m 높이의 쓰나미(지진해일)가 관측됐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2분께 혼슈 동북부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1.3m 높이 쓰나미가 확인됐다. 이외에도 홋카이도 동부 네무로시에서 오후 2시 57분께 80㎝ 높이 쓰나미가 관측됐고 혼슈 미야기현 이시노마키항에는 오후 2시 23분께 70㎝ 높이 쓰나미가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37분께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고 오전 9시 40분께 대상 지역의 절반 이상에 단계가 더 높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쓰나미 경보 대상 지역에는 홋카이도 동부,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 수도권인 간토 지방,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방 등의 해안가가 포함됐다.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와 남부, 오키나와현 해안가 등에는 쓰나미 주의보가 내려졌다.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 발령으로 일부 고속도로나 철도 등은 통행이 중단됐다. 또 미야기현 센다이 공항은 활주로 이용이 금지됐다. 이로 인해 30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인천~센다이 왕복 노선은 모두 운항이 취소됐다.
항공사들은 아직까지 쓰나미로 인한 일본 노선 취소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당 쓰나미 경보가 운항 중인 공항에 발효된 상황은 아니라서 추가 연료 탑재 및 공항 운영상황 등을 모니터링 하며 운항 중이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일본 쓰나미경보 후 취소 움직임 등을 파악하기엔 아직 시간이 너무 이르다”며 “현지 상황을 지속 확인 중이며 노선 예약 유입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나미 경보 이전에도 일본 노선은 7월 대지진설이 부각되면서 수요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7월 대지진설 소문의 발단으로 꼽히는 것은 일본 만화가 다츠키 료가 2021년 펴낸 만화 '내가 본 미래 완전판’으로 "진정한 대재난이 2025년 7월에 온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 만화는 "(꿈에서) 갑자기 일본과 필리핀 중간에 있는 해저가 분화했다. 이 때문에 해면에서 큰 파도가 사방으로 뻗어나갔고 태평양 주변 국가들에 쓰나미가 발생했다"고 대재난을 묘사했다. 다츠키는 1996년 발표한 만화에서 3.11 동일본대지진을 예언해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만화 속 내용을 바탕으로 "7월5일 대재앙이 있다"고 홍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홍콩 풍수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일본 지진설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분기 국적사의 일본 운항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17만6175편, 여객 수는 0.3% 감소한 3041만8754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믿고 가는 나라’로 통하던 일본은 엔화 강세와 더불어 현지 물가 상승, 여기에 대지진 가능성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들에게 일본 노선은 단순 인기 노선을 넘어 고르게 수익성을 확보해 온 대표 노선”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요 위축이 현실화될 경우 항공사들의 공급 전략 재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