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KNCO는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창단 음악회 ‘변주의 서막’을 개최했다. 이 악단이 출범을 알리는 첫 공연이었다. KNCO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만 19~39세 청년들만 모아 꾸린 새 악단이다. 30·40대 인구가 많아 공연 수요가 꾸준했던 세종시가 처음 유치한 상주예술단체다. KNCO는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CSO) 산하의 시빅오케스트라처럼 젊은 음악인들이 지역문화에 기여하는 풍토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지난 5월 오디션을 통해 단원 44명을 뽑았다.
티켓이 매진됐던 첫 공연은 지휘자, 협연자, 바이올린 악장 모두 여성이었다. 지휘는 2018년 노르웨이 프린세스 아스트리드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김유원이 맡았다. 협연자로는 2021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에 올랐던 김수연이 나섰다. 이날 KNCO는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주도했던 동유럽 작품들을 선보였다.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즈’를 시작으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등을 연주했다.

국립심포니가 새 악단을 꾸린 건 문체부가 국립청년예술단체를 육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서다. 지역 공모를 거쳐 지난 5월 세종시가 KNCO의 상주지역으로 낙점됐다. 전통예술 분야에선 국립청년연희단이 부산에, 연극 분야에선 국립청년극단이 원주에, 무용 분야에선 국립청년무용단이 평택 각각 자리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 모두 단원을 모집하고 있으나 접수를 마친 상태다. 국립청년극단은 올 12월 공연이 목표다. 30일 이임식 전날 마지막 대외 행사로 세종예술의전당을 찾은 유인촌 문체부 전 장관은 기자와 만나 “이번 공연을 계기로 청년 음악인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존 공연단과 차별화하는 건 이들 단체의 숙제다. 단원들의 연령대를 제외하면 기존 단체들과 눈에 띄는 차이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KNCO는 정통 클래식 음악 공연으로 실력을 입증한 뒤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국립심포니 관계자는 “공연 관람 방식이나 무대 구성을 다르게 하는 쪽으로 기존 악단과는 다른 정체성을 모색할 것”이라며 “두려움 없이 시도해 젊은 관객들이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