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미국 워싱턴DC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추가 투자 등을 협상 카드로 제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출국하는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속속 워싱턴DC에 합류하면서 민관 합동 ‘팀 코리아’가 관세 협상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김포공항에서 워싱턴DC로 출국했다. 17일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12일 만의 첫 외부 공식 일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뿐 아니라 첨단 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 등을 제안하며 관세 협상을 ‘지원 사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기로 했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테일러에 최첨단 패키징 라인 등 AI 반도체 핵심 시설을 추가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가전 공장을 증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1일 관세 협상 시한을 사흘 앞두고 정부의 경제·통상·외교 수장도 모두 워싱턴DC에 집결했다. SK, 현대자동차, LG 등 다른 주요 그룹 총수 및 핵심 경영진도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정수/하지은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