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협상에 나선 가운데 노조 측이 교섭 결렬을 발표했다.
2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전임직 노조와 사측은 전날인 28일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10차 임금교섭'에서 이 임금협상을 논의했다. 사측이 초과이익분배금(PS) 기준과 지급 한도 초과분 규모 등을 높이는 방안을 추가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결국 결렬됐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천%)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PS를 개인별 성과 등과 연계해 지급해왔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달성해 올해 초 기본급 1500%의 PS와 격려금 차원의 자사주 30주를 지급했지만 노조와 구성원들은 더 높은 수준의 특별성과급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을 겪고 있다.
이에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임금 인상률 외에 새 PS 기준도 협의 중이다.
사측은 기존 제시안에서 진전된 PS 기준을 추가 제시했다. 특히 영업이익 10% 내 당해 연도 지급한도 재설정이 가능하고, 지급 한도 초과분 규모 및 지급 방식은 추가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사측은 "이번에 설정하는 기준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하고 구성원의 보상 안정성을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매년 발생하는 성과급 논란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달 진행된 8차 교섭에서 기존 1000%까지 지급되던 PS의 상한선 기준을 1700%로 상향하고, 1700%를 지급하고도 남은 영업이익 10% 재원 중 50%를 구성원들의 PS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PS로 지급한 후 남은 재원의 절반을 적립해 다시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절반은 미래 투자 등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번 10차 교섭에서 사측은 기존 제시안(8차 교섭)을 고수하지 않고 조정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는 영업이익 10%를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회사는 기존에 제시했던 낮은 임금 인상안과 성과급 기준안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고수했다"며 "어떤 조정 의지도, 타협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차 본교섭을 끝으로 2025년 임금교섭의 결렬을 공식 선언한다"며 "지금부터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강경 투쟁의 최종 국면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