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농 야채를 믿고 살 수 있는 곳이었는데…"
유기농 식품을 중심으로 믿을 수 있는 식자재를 판매해오던 초록마을이 위기다.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에서 영업을 재개했으나 매출이 급감했다. 대금을 받지 못한 납품업체들이 공급을 계속하고 있으나 영업 악화로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이 운영하는 초록마을의 지난 7월 13~19일 카드 결제추정액은 11억114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9% 급감했다. 7월 내내 주간 카드 결제추정액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6월 카드 결제추정액도 63억855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했다.

초록마을은 지난 4일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 결정에 따라 정상 영업하고 있다. 현 경영진은 오는 9월 29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영업 악화로 매출 부진이 지속되면 납품업체에 납품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급감하면 고정비도 부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상 납품하는 공급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한 초록마을은 친환경·유기농 식자재 유통사로 승승장구하며 2015년 7월 400호점을 돌파했다. 연매출 2100억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자재 유통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바뀌며 직격탄을 맞았다.

대상홀딩스가 소유하던 초록마을은 2022년 정육각에 팔렸다. 정육각은 보유한 온라인 네트워크와 초록마을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온라인 진출 확대와 쿠팡프레시·마켓컬리 등의 부상이 겹치며 초록마을은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
고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