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 제공’지난 17일 시인 김혜순의 독일 국제문학상 수상 소식을 알리는 언론 기사엔 김 시인의 사진과 함께 이런 출처 표시가 따라붙었다. 대산문화재단이 번역·출판 지원을 통해 독일 독자와 김 시인 사이에 다리를 놔줬기 때문이다.
1992년 교보생명의 출연으로 설립된 대산문화재단은 대기업 출연 문화재단으로는 유일하게 문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박술과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는 2023년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지원을 통해 수상작인 김 시인의 시집 <죽음의 자서전>(사진)을 독일어로 옮겼다. 시집을 출간한 피셔출판사 역시 2024년 대산문화재단의 출판 지원을 받았다.
대산문화재단은 설립 이듬해부터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문학 세계화 사업에 128억원을 투입했다. 대산문화재단 덕분에 해외에 출판된 문학 작품과 연구서는 400종에 달한다.
한국 작가 중 처음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에 이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영국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을 한국 작가 최초로 받은 소설가 윤고은도 대산문화재단 지원에 힘입어 ‘한국 최초’ 기록을 썼다. 독일 총리실 산하 공공기관인 세계 문화의 집(HKW)이 수여하는 이번 국제문학상을 아시아 작가가 받은 것 역시 김 시인이 처음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