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찌는 듯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초 늦게까지 이어진 한파로 농산물 수확이 영향을 받은 데 이어 수산물은 바다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는 등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 식당에서 1만8000원짜리 갈치구이를 시켰더니 한토막이 달랑 나왔다는 후기가 올라와 화제가 됐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 후기를 올린 A씨는 "지난 주 한 횟집을 찾았다가 갈치구이와 해물라면을 주문했다"면서 "라면이 나오고 손바닥 만한 생선 한토막이 나오길래 설마 이게 갈치구이 본메뉴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갈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사장님은 '다른 데 가도 다 그렇다'며 '일부러 큰 걸로 준거다'라고 했다"면서 "제가 요즘 물가를 모르는 것이냐"라며 갸우뚱했다.
최근 이상 기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른바 '기후 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고수온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하고, 고등어 등 비축수산물을 방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고등어, 살오징어 등의 어획량이 줄어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올 초 발표한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11만1000t 줄어든 84만1000t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1년(76만4000t)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세부적으로 고등어는 17.4%, 살오징어는 42.0%, 멸치 18.8%, 갈치 26.6% 각각 급감했다
지난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7.4%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을 상회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는 올해 대표적인 양식 어종인 광어, 우럭 도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더 뛸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기준 광어 도매 가격은 1년 전보다 13.2%, 우럭 도매 가격은 32.1%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