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클래식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 한 줄기 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로 금호문화재단의 창립이다. 재단은 ‘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고’라는 이념 아래 클래식과 미술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재단은 클래식 전용 공연장 ‘금호아트홀’ 운영, 음악 영재 장학금 수여 등 클래식 음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에는 국내 공연장 최초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도입했다. 매년 젊은 연주자를 한 명씩 선정해 연중 4~5차례 기획 공연을 선보이는 제도다. 재단은 당시 독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덜 알려진 피아니스트 김다솔을 첫 상주음악가로 선정했다. 이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박종해, 김수연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 조진주, 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 젊은 클래식 인재들이 금호아트홀 무대를 발판 삼아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은 국내 클래식계 유망주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실내악단이 처음으로 상주음악가에 이름을 올렸다. 주인공은 현악 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 박은중, 비올리스트 장윤선, 첼리스트 박성현으로 이뤄진 아레테 콰르텟은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한 뒤 글로벌 무대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레테 콰르텟은 올해 ‘공명’을 주제로 네 차례 공연을 기획했다. 지난 1월과 5월 공연에 이어 9월, 11월에도 공연을 이어간다.
금호문화재단은 미술 분야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금호미술관은 원로 작가의 개인전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한국 여성 동양화가들의 전시를 개최해 호평받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