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올 들어 57.42% 뛴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주요 증권사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0.37% 오른 26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지난 17일 이후 8.95%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HBM 가격이 두 자릿수로 하락할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가 커다란 영업이익률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등이 SK하이닉스를 추격하면서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른 보고서에서 “내년까지 SK하이닉스 HBM에 대한 미국 고객사들의 수요가 강력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로는 36만원을 제시했다. 이 투자은행은 “SK하이닉스가 내년 하반기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가격을 내리겠지만 수율(양품 비율)이 안정화돼 결국 마진율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시장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점유율이 줄면서 판매가와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 경쟁 구도가 크게 변한다고 보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SK하이닉스는 강한 실적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달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새로 제시한 국내 증권사는 12곳이다. 평균 목표주가는 34만2000원이다. 이 중 8곳이 목표가를 올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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