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고등학생이 20대 여교사에게 음란 메시지를 보내 학교 측이 관할 교육지원청에 신고했으나 "교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판단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전북교사노조·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전북교총)에 따르면 전북 지역 한 고등학교 A교사는 지난 6월 중순 학생과 소통 목적으로 쓰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남자 성기 사진과 함께 성희롱 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메시지는 익명 계정으로 보낸 데다 캡처(장면 편집)가 불가능하도록 설정돼 있었으며, 열람 후 자동 삭제되는 '1회 표시' 기능이 사용됐다고 전북교사노조는 전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학교 측은 관할 교육지원청에 신고하고 A 교사 지원에 나섰다. 교육지원청 조사 결과 해당 메시지는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B군이 보낸 것이었다. A교사는 B군 담임이 아니고, 직접 가르친 적도 없었다.
A교사는 학생들로부터 해당 사건을 알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B군이 친구들에게 "내가 A교사에게 성기 사진을 보냈다"고 말하고 다녀 이미 학교 안에선 소문이 퍼져있었다는 것.
여러 학생으로부터 "선생님이 걱정된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받은 A교사는 극심한 수치심에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 상태였다. 논란이 커지자 B군은 A교사에게 "선생님을 좋아해서 그랬다"고 사과하고, 사실관계도 시인했다는 게 관할 교육지원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지역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지난 14일 "SNS는 사적 채널이며, 메시지 발송 시점이 방과 후여서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북교사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피해 교사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교보위가 '교육활동 중'의 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교보위가 외려 교사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교보위 내 교사 위원 비율이 현저히 낮아 교사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육지원청은 "교보위는 현직 교사와 관리직·경찰관·교육 전문가 등 6명이 참석,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했다"고 맞섰다.
한편 A교사는 B군을 경찰에 고소했다. 또한 교보위의 결정에 불복해 전북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