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 입찰한 대형건설사 두 곳의 사업조건이 공개되면서 양사의 제안사안 중 어느 것이 유리한가에 대한 조합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6·27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금융환경이 달라지면서 조합원들은 어떤 건설사의 조건이 조합분담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조합의 사업추진 자금은 필수사업비다. 정비사업에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총사업비라고 칭하며, 총사업비는 크게 공사비와 필수사업비로 나뉜다. 필수사업비는 설계, 인허가, 보상 등 공사비 외의 모든 비용으로, 시공사 선정 직후부터 집행되기 때문에 조합이 가장 오랜 기간 빌리는 돈이라 필수사업비의 금리는 조합원 분담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은 필수사업비 규모를 약 4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최소 4년 정도의 사업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조합에 총회에서 의결하는 필수사업비 전액을 CD+0.00%로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CD(양도성예금증서)의 금리는 2.5%로 조합추산 4000억 원의 필수사업비에 연간 100억 원의 이자 비용이 최소한 발생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이에 더해지는 가산금리를 조합이 부담하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여기에 사업비 대여시 HUG 보증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수수료를 시공사가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우수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HUG 보증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시중 최저금리로 조달하겠다고만 제안했으며 명확한 금리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본계약 체결 시점에서 조달금리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어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으나 과거 삼성물산이 조달했던 주요 사업장의 필수사업비 금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망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에서 CD+2.04%로 사업비를 조달했으며, 신반포 3차에서는 CD+3%, 잠실진주 재건축사업에서는 CD+2.48% 수준으로 필수사업비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동일한 사업비 조건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제안이 약 400억 원가량의 금융이자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세대당 약 5000만 원 수준의 부담 경감 효과가 예상된다.
추가이주비 대출은 삼성물산이 유리하다. 삼성물산은 기본이주비 LTV 50%에 추가로 100%까지 이주비 지원을 약속하며, 150%를 넘어서는 경우에도 한도없이 추가이주비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은 기본이주비 LTV 50%에 추가로 50%까지 조달하겠다며 총 LTV 100% 수준의 이주비를 제안했다. 다만 지난 6.27 대책으로 인해 기본이주비 LTV 50%는 현재 6억으로 제한되는 상황으로 각사별 제안사항을 감안하면 조합원당 삼성물산은 6억+LTV100%+a의 이주비 지원을, 대우건설은 6억+LTV50% 이주비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주비의 경우 개포 일대의 전세가격 상황을 감안할 때 기본이주비 6억과 LTV 50% 수준의 추가이주비만으로도 이사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LTV 100%를 넘어서는 추가이주비는 결국 대출의 차주인 조합에게 초과금액만큼의 금융리스크를 전가하는 것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원하는 조합원 개인에게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된 한남4구역에서는 가구당 최소 이주비 12억을 보장하고, LTV 150%까지 추가이주비 조달을 약속했으나, 막상 조합에서 LTV 100% 초과분에 대해서는 추가담보가 필요하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사업비 외에도 조합에 금융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공사비를 어떤 방식으로 지급하는가에 따라 조합이 빌린 필수사업비 상환시기가 달라지며, 이로 인해 이자를 절감할 수 있는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공사비 지급방식에 대해 대우건설은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로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사업비 및 이자비용을 상환한 후 공사비를 지급하도록 명시했으며, 삼성물산은 분양불로 제안했다. 대우건설의 제안은 조합이 금융이자가 수반되는 다른 비용을 우선 상환하고 공사비를 나중에 지급하도록함으로써 이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의 분양불 공사비 지급 방식은 분양수입금 중 공사비를 먼저 지급하는 것으로 공사비 만큼 나중에 상환되는 사업비에 대한 금융이자가 발생된다.
공사비의 경우 공사기간에 대한 부분에 있어 삼성물산이 43개월, 대우건설은 47개월로 삼성물산이 짧기 때문에 공사기간에 따른 사업비 상환기간에 있어 삼성물산이 금융비용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철거기간을 7개월로 잡아 9개월로 제안한 삼성물산에 비해 2개월을 단축시켜 공사기간의 차이를 상쇄시켰다.
이 외에도 물가상승유예 부분에 있어 삼성물산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의 산술평균을 적용하되 100억까지 자사가 부담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대우건설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낮은 값을 적용하며 입찰마감일로부터 18개월간의 인상률을 유예하겠다고 제안했다. 과거 3년간의 물가인상률을 감안했을 때 대우건설의 제안사항은 3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역대급 사업조건들이 제안되며 개포우성7차 조합원들이 어떤 조건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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