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방산, 인공지능(AI) 등 특색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차별화된 종목 구성으로 경쟁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운용자산은 약 217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연 평균 운용자산 증가율은 35.1%다. 글로벌 ETF 운용사들의 연평균 순자산 증가율(18.3%)의 두 배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 세계 12위(운용자산 규모 기준) ETF 운용사로 발돋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자회사 글로벌 X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X 디펜스 테크’(SHLD)는 올 상반기 수익률 57.7%를 기록했다. 글로벌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같은 기간 ‘아이셰어즈 US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27.6%), ‘SPDR S&P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24.4%) 등 경쟁 상품 수익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유망 방산 종목을 선제적으로 편입해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방산 ETF가 미국 기업들에 투자하는 반면 SHLD는 유럽 기업을 약 35% 편입한다. 유럽 방산 기업들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자국 방위비는 낮추고, 유럽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AI를 접목한 차세대 방산주 팰런티어도 편입했다. 팰런티어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제공해 실시간 전장 정보를 통합하고, 군용 의사결정을 정밀하게 지원한다. 올 상반기 69.3% 급등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SHLD와 같은 ‘킬러 ETF’를 발굴하고 있다. 인도에 위치한 지수 개발 법인 ‘미래에셋글로벌인디시스’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ETF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투자자 수요를 분석하고 유망 산업·테마에 대해 논의한다. 단기적 유행 키워드가 아니라 국가 정책 변화, 산업 구조 재편, 글로벌 거시 흐름과 맞물려 중장기 성장성을 갖춘 테마를 발굴한다. 다양한 지표 분석 및 산업 성장성 리서치 병행을 통해 선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 최초의 AI 기반 상품인 ‘글로벌X 투자등급 회사채’(GXIG) 가 대표적이다. 이는 글로벌X와 AI 전문 법인 ‘웰스스팟’이 협업한 결과물이다. 아직 AI 모델 기반 운용 전략이 보편화되지 않은 미국 ETF 시장에서 ‘GXIG’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ETF 운용사로서 중장기 매력도가 높은 테마를 발굴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