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매체는 언제까지 살아남을까, 혹은 살아남아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이 언제부터 현재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은 ‘누가’ 책을 만들어 왔는가일 것이다.최근 출간된 <북메이커>는 책 제작자 18인의 생애를 통해 책의 500년 변천사를 살펴본다. 1490년대 런던에서 활동한 네덜란드 이민자 윈킨 드워드가 만든 책부터 2020년 뉴욕 블랙매수 출판사가 내놓은 소규모 독립 간행물에 이르기까지 책의 역사를 탐구한다. 인쇄·제본·제지업자와 활자디자이너, 정기구독 대여 도서관 설립자 등 책의 전 생애를 결정하는 이들의 성장과 좌절, 극복 그리고 성취를 다룬다.
저자 애덤 스미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오래된 책에 묻은 지문 얼룩에서도 책 만드는 이의 생애를 읽어낸다. 그는 소규모 독립 인쇄 집단인 39스텝스프레스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수작업 인쇄·제책 공정을 직접 경험해 봐서인지 책의 탄생 과정을 생동감 있게 독자의 눈앞에 그려낸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