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 선고가 나오자 야권 내 갈등이 격화했다. 이 회장의 기소 등과 관련해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다.
17일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홍보실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발 관세 문제, 저성장 고착화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 회장의 무고 소식이 알려진 후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지원 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용 회장의 10년은 누가 배상하나. 김어준 방송에서 가벼운 입으로 떠들며 문재인 정부의 '삼성 죽이기' 어용 패널로 출연료 챙기고 20년간 싸웠다며 삼성 저격수를 자처하며 삼성 짓밟기에 혈안이었던 자가 보수 패널이 신선놀음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몹시 저질스러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는 친한동훈계로 구분되며 한동훈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으로 일했던 김경율 회계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재벌을 무조건 잡아야 뜬다는 못된 명예심에 들떠 막무가내로 수사한 윤석열, 한동훈의 합작품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사이 삼성전자의 위축으로 한국 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얼마나 지대했나"라며 "두 사냥개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검찰권 남용으로 그간 얼마나 많은 보수·우파 진영 사람들이 아직도 곤욕을 치르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 회장 관련 사건은 2020년 당시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로 수사를 이끌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총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다만 한동훈 전 대표는 이 회장 수사 당시에는 수사팀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홍 시장의 발언은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훈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과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를 두고 한동훈 전 대표가 한 것이라는 분들이 있는데, 공론장에서 팩트는 정확히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의 이재용 당시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점에는 좌천성 인사로 부산에, 기소 시점에는 연이은 좌천으로 심지어 용인 법무연수원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무부에 공개된 한 전 대표의 경력 사항에는 한 전 대표가 2020년 1월 부산고등검찰청으로, 2021년에는 사법연수원에 인사 이동된 사실이 적시됐다.
한편 양향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회장의 무죄 확정 기사를 공유하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삼성은 이제 도약할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도 다시 뛸 준비가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이 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10년, 2020년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에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재계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직에 다시 오를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3년 만에 물러났다. 등기이사 선임 직후인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법정구속 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결정적 이유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