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이 불거진 후 국회 보좌진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직원 인증 받은 국회 관계자만 쓸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민주당 보좌진 등의 하소연 글이 연달아 게시됐다.
민주당 보좌진 A씨는 "적군의 공격은 그래도 견딜만하다. 하지만 아군의 공격은 배로 아프다. 어느새 보좌진은 우리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그들은 반문한다. 비상계엄을 지키기 위해 국회로 달려간 그 사람들이 맞냐고. 왜 이렇게 변했냐고. 우린 변하지 않았다. 의원과 보좌진도 사람이다. 때로는 부당한 지시와 갑질도 있다. 그럼에도 야밤에 국회로 달려갔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더 큰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왜 저렇게 변했냐고 의아해하기 전에 그렇게 달려갔던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하면 이유가 있는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오히려 보좌진의 책임을 추궁하는 듯한 여론이 나오자 이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A씨는 "지지자들의 글을 보면서 10년 차 보좌진인 나는 요즘 정말 현타가 온다. 보좌진은 원래 그런 존재라며 의원의 쓰레기 분리수거쯤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게 싫으면 저쪽 당으로 가란다. 언제부터 우리 당이 이런 기본적인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당이 된 건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보좌진 B씨는 "국민의 대표라고 불리는 300명 중에 진심으로 지금 사태에 공감하고 함께 일하는 보좌진을 위해 사과한다는 글 한 줄 페북에 남긴 의원이 있었는가. 소위 소장파, 강경파로 불리는 의원들조차 이 사태에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만연하게 퍼진 보좌진의 소모품화. 이번 사태로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한표가 아쉽다고 문자하고 전화하는 순간에도 그들이 볼 때 우린 그들에게 당연한 한표를 낳는 소모품이다. 기능이 다 했다고 생각하는 건전지 버리듯 보좌진을 쉽게 생각하는 국민의 대표들"이라고 비판했다.
한 보좌진 C씨는 "갑질 장관 후보 때문에 민주당이 분열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갑질 장관 후보를 몰아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느 때보다 한마음 한뜻으로 대동 단결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사무처에서 일한다는 D씨는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그동안 일부 의원실에서 이루어지는 말도 안 되는 갑질 사례를 많이 접했다"며 "국회사무처 공무원도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인 만큼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 역시 그 침묵을 뒷받침했다"고 고백했다.
D씨는 "강 후보자에 관한 사례도 오래전부터 심심찮게 들려 왔다. 국회사무처에까지 들릴 정도였으니 의원회관에서는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바뀌기 위해서는 항상 계기가 있어야 한다"며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의원들께서도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현직 국회 보좌진들 대다수가 강 후보자 낙마에 찬성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들에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까지 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