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 e스포츠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우승컵을 차지하며 글로벌 파워랭킹 1위의 위력을 제대로 입증했다. 젠지는 지난 13일(한국 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MSI 결승전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3 대 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젠지는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2연속 MSI 우승을 달성하며 T1과 최다 우승 공동 2위(2회 우승)에 올랐다. MSI 최다 우승 1위 팀은 중국리그 LPL 소속 로열 네버 기브 업(RNG, 3회)이다. MSI란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국제 대회로 상반기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 최고의 팀을 가리는 이벤트다. 전 세계 5개 지역에서 10개 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본선인 브래킷 스테이지부터 MSI 여정을 시작한 젠지는 1라운드에서 LEC(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2번 시드인 G2 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승자조 2라운드에서는 LPL 1번 시드 애니원즈 레전드를 3 대 2로 꺾었다. LCK 2번 시드 자격으로 MSI에 함께 출전한 T1과 승자조 결승전에서 맞붙은 젠지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결승전에 직행했다.
T1이 패자조 결승전에서 애니원즈 레전드를 3 대 2로 제압하고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양 팀의 LCK 내전 결승이 성사됐다. T1이 1세트를 가져갔고 젠지가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3세트를 내주며 T1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집중력을 유지한 젠지가 4세트를 승리하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에선 젠지가 초반부터 킬을 만들고 대형 오브젝트를 점유하며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다급해진 T1이 먼저 진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왔고 젠지가 이를 침착하게 받아치며 T1을 무너뜨렸다.
젠지는 지난 2024년에 이어 올해 MSI에서도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단 한 번의 매치 패배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승자조 대진을 이어가며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 파이널 MVP로는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이 선정됐다.

이번 MSI 우승으로 인해 젠지는 올해도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 직행 특전을 얻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해부터 MSI 우승을 차지한 팀에게 월즈 직행 특전을 제공한다. 단 해당 팀이 월즈에 직행하기 위해선 소속 지역 리그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젠지는 이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LCK 정규 시즌 1~2라운드 무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LCK 정규 시즌 3~5라운드를 상위 1~5위 팀이 대결하는 레전드 그룹에서 시작한다. 최소 4위만 해도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른다.
젠지는 MSI의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2015년 시작된 MSI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은 SK텔레콤 T1(2016, 2017)과 로열 네버 기브 업(2021, 2022) 등 두 팀밖에 없었지만 젠지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작년보다 총상금이 8배 늘어난 200만 달러를 걸고 진행된 올해 MSI에서 정상에 오른 젠지에게는 50만 달러(한화 약 6억 9,000만 원)와 영혼의 꽃 흐웨이 관련 아이템 및 MSI 우승에 따른 관련 상품의 수익 일부가 추가로 지급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