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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한반도 사람 예술성과 창의성 보여주는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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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한반도 사람 예술성과 창의성 보여주는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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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년 전 한반도에 살던 선조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사냥했고, 춤을 추며 가족의 생환과 사냥 성공을 기원했다. 이들이 울산 반구천 바위에 새긴 삶의 흔적은 세계가 인정하는 인류 문화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반구천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세계유산이 된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천전리 암각화) 두 건이다. 위원회는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린 사실적 그림과 독특한 구도로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의 예술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우리나라는 17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하게 됐다.
    ◇한반도 선사 문화의 대표 예술
    활자가 없던 시대에도 인간은 도구를 사용해 돌벽에 모양을 새겼다. 이렇게 바위나 동굴 벽면 등에 새긴 그림을 암각(巖刻)화라고 한다. 예술 작품을 만들고 기록을 통해 후대에 뜻을 전하는 것은 인간을 동물과 구별하는 결정적 조건이자 인간의 특권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기록’이자 완성도 높은 예술품인 반구대 암각화가 인류 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이다.


    두 암각화 모두 신석기시대 말에서 청동기시대 초기에 처음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1971년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태화강 상류 지류 하천인 반구천 절벽에 있다. 높이 약 4.5m, 너비 8m 바위 면에는 고래 물개 거북 등 바다 동물과 호랑이 사슴 말 등 육지 동물, 용과 같은 상상의 동물, 활을 쏘는 사냥꾼과 굿을 하는 주술사의 모습 등 선사시대 생활상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50개가 넘는 고래 관련 그림이다. 새끼를 등에 업은 어미의 모습을 비롯해 귀신고래 혹등고래 등 다양한 고래의 실감 나는 생태, 작살과 그물로 고래를 잡고 해체하는 등 자세한 사냥 과정이 담겨 있다.


    1970년 발견된 인근의 천전리 암각화는 높이 약 2.7m, 너비 9.8m 바위에 그려진 작품이다. 신석기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625점의 글과 무늬가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년) 시기에 왕족이 기념으로 남긴 ‘방명록’ 등은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위원회는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자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했다.
    ◇유네스코, “훼손 방지 대책 마련하라”
    문제는 반구대 암각화가 60년 전부터 빠르게 깎여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암각화가 발견되기 전인 1965년 사연댐이 하류에 세워진 게 원인이다. 비가 많이 내려 댐 저수지가 가득 차면 상류의 암각화도 물에 잠겼고, 다시 물 밖으로 드러나는 과정이 반복되며 빠르게 훼손됐다. 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의 식수 문제, 예산 등이 얽혀 있어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았다. 위원회도 이 점에 주목했다. 위원회는 유산 등재를 결정하며 “암각화의 보존·관리와 관련한 진척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하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계유산 등재 당일 SNS에서 “유산의 보존·관리 수준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암각화가 잠기지 않게 하는 사업 계획이 고시돼 설계 용역을 발주했다”며 “유산 보존과 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도 세계유산으로 확정됐다. 북한으로선 세 번째 세계유산 등재다.



    파리=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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