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천명한 당 혁신위원회를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인가. 자리에 앉는 사람마다 사과할 것인가"라며 "느닷없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절을 당헌·당규에 넣겠다고 한다"고 썼다. 당 혁신위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비상계엄 선포 등을 사과하는 사죄문을 발표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과오와의 단절을 당헌·당규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 데 대한 비판이다.
장 의원은 이어 "우리 당의 대표가 '내란을 자백했다'고 선언했다. 108석을 갖고도 탄핵을 막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2일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했다"고 평가한 것과 탄핵 반대가 아닌 '찬성 당론' 채택을 제안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장 의원은 또 김용태 지도부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이 이뤄진 데 대해서도 "이미 탄핵당한 대통령을 사실상 출당시켰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특검이 무리하게 전직 대통령을 재구속해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절연할 것이 남아있기라도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장 의원은 "다른 당은 똘똘 뭉쳐서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자당의 범죄자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혈안이 돼 있다"며 "그렇게는 못 할망정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서로 남 탓하며 내부 총질을 하고 도망치는 우리 당의 못된 습성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대선에서 41%를 얻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로 떨어진 이유를 제대로 찾아야 제대로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때 친한동훈계였던 장 의원은 지난해 말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최고위원직을 던지면서 한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결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장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연단에 서는 등 한 전 대표와 정치적 노선을 완벽하게 달리했다.
장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 조경태 의원이 일제히 인적 청산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혁신 리더십'을 내세우는 가운데, 이날 장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전날 첫 회의를 열고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사죄문'을 통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친윤석열계 중심의 당 운영, 이준석·한 전 대표 강제 퇴출,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 시도 등 당 안팎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통틀어 사과한 셈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