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관세·안보 협상을 위해 방미 후 9일 귀국해 “미국 측에 통상과 투자, 구매, 안보 전반을 망라해 ‘패키지 딜’로 협상을 진전시키자고 했다”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도 여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지난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루비오 장관,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 실무진과 만나 한·미 간 통상 및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위 실장은 “루비오 장관이 다음달 1일까지 협의 기회가 있는 만큼 합의를 이루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 관해선 “협의 과정에서 ‘어떤 시기’를 좁혀서 얘기하고 있지만 가변적이라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수입 구리에 관세 50%를 부과하고, 의약품·반도체 등의 관세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언급하다가 갑자기 “한국은 미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며 “한국은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1년에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기준 방위비 분담금(약 1조5000억원) 대비 약 열 배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우리는 1조5000억원대를 내고, 그 밖에 직·간접적인 지원도 하고 있다”며 “이번 방미에서 논의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사실관계에 기초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k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