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건·사고 등 돌발 상황과 예측 불가능한 근무 일정에 노출되는 현장 경찰관의 육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직장 내 긴급돌봄 공간이 마련된다.서울 마포경찰서는 경찰 조직 최초로 직장 내 긴급돌봄 공간인 '육아N오피스'를 개소한다고 9일 밝혔다.
오는 10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육아N오피스는 긴급 돌봄이 필요한 동료 경찰관의 자녀를 잠시 돌봐주는 공간이다. 보호자는 동료의 돌봄 지원을 받는 동안 자리로 복귀해 급한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로, 돌봄과 업무 복귀가 즉시 이뤄진다는 게 장점이다. 돌봄 공간에 마련된 책상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육아N오피스 도입은 지난해 안진순(38) 경사가 수족구병에 걸려 2주간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한 두 돌 베기 자녀를 데리고 출근한 일이 계기가 됐다. 맞벌이 경찰 부부였던 안 경사는 배우자와 연가를 번갈아 사용하며 아이를 돌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급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나와야 했다.
이 고충을 들은 김완기 마포서장은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해 육아N오피스 설계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서장도 두 자녀를 양육한 경험이 있다. 30년 경력의 육아·보육 전문가인 이옥주 숙명여대 겸임교수의 자문을 받아 공간 조성부터 운영 절차를 구체화했다.
경찰 내부에선 육아N오피스를 두고 돌발 상황이 잦은 경찰 업무 특성상 가중되는 육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제적 복지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포서는 시범운영 기간 동안 이용 수요와 운영 효율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제도 개선과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