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증권가 예상을 크게 밑돈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희망적인 측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공시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도 나왔다.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7만5708원이다.
유안타증권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7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나머지 17개 증권사의 리뷰 보고서에서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기존대로 유지됐다. 예상을 크게 밑돈 실적을 내놨는데도, 소폭이나마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상향된 건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따.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는 매출 76조2119억원, 영업이익 6조183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25.61%나 밑돌았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부진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에서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을 대체로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의 경우 엔비디아로의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의 제품인증 과정에서 발생된 불량 재고에 대한 처리 손실이 크게 반영됐고, 파운드리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로 인한 영향이 일회성 비용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은 그동안 주가를 눌러왔던 우려 요인의 해소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았기에, 투자자들이 2분기 실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나간 실적보다는 HBM과 파운드리 사업부가 언제 정상화될지, 그리고 그 이전엔 범용 D램 가격 상승 사이클이 유지될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BM·파운드리 사업부 정상화의 전제 조건인 반도체 부문의 기술 경쟁력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기술 격차를 해소해가는 과정에서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반기 실적의 큰 폭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반도체(DS)와 디스플레이(DP) 부문을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선 D램 사업부에서는 HBM3 12단 제품 출하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온디바이스AI가 적용된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D램 탑재량 증가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D램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26%에서 하반기 32%로 확대될 것이라고 KB증권은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아이폰17 시리즈, 갤럭시Z플립7 등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 상승에 따라 분기별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길 전망이다.
2분기 잠정실적과 함께 공시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목표주가 추정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약 3조5000억원어치와 우선주 약 4000억원어치를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보수 용도로 사들이고, 이중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매입분 2조8000억원어치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식을 소각하면 남은 주식 1주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리뷰를 통해 유일하게 목표주가를 올린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 영향으로 연간 전사 예상 영업이익을 24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면서도 “올해와 내년의 평균 주당순자산(BPS) 6만4412원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7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