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8일 14: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핵심 지역을 둘러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서초구 반포동에 들어서는 반포3주구 재건축 ‘래미안트리니원’의 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을 가산금리(스프레드) 0.04%포인트에 주관하기로 했다. 통상 부동산 사업비 대출의 가산금리가 0.1%포인트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서울 핵심지를 둘러싼 경쟁 심화로 금리가 대폭 하락한 셈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개발사업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지난 1일 NH투자증권을 사업비 대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반포3주구는 총 2091가구의 대단지로, 오는 2027년 11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비 자금조달은 삼성물산의 신용보증을 바탕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이뤄질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공모 회사채 AA+등급의 16개월 만기 채권 시가평가 수익률에 0.04%포인트를 더해 결정된다. 현재 AA+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약 2.7% 수준으로,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한 실질 금리는 2.74%대에 불과하다.
NH투자증권은 반포3주구 PF 사업비 대출 주관을 확보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최대한 낮춘 0.04%포인트로 제시했다. 주관 수수료 역시 인수금액의 0.03% 수준인 1억5000만원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수익성보다는 서울 핵심 사업장을 확보하는 데 의의를 뒀다. 반포3주구는 입지와 사업 안정성 면에서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수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맡으려는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반포3주구의 사업 위험성은 제로에 가까워 경쟁 증권사도 0.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PF를 비롯한 유동화증권(ABS)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올해 초에는 신한투자증권으로부터 유동화증권 인력을 수혈받았다. 유동화증권 리그테이블 1위인 KB증권은 향후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 등을 고려해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으로부터 PF 인력을 새롭게 충원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수반되는 핵심 사업장의 경우 증권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