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정진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개혁 논의에 대해 "국민들의 시각에서 우리 검찰이 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정 검사장은 "개혁논의의 출발점이 된 우리의 검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생각도 다양할 것"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개혁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체에 가까운 개혁 당할 수도"
가장 강한 어조로 개혁 의지를 보인 것은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었다. 검찰 내 대표적 '내부비판자'이자 '검찰개혁론자'로 손꼽히는 임 지검장은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검찰이 그동안 해온 봐주기 수사와 거짓말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며 "일선에서 얼마 전까지 일한 입장으로서는 대전지검만 해도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부터 민주당 정부를 향한 표적 수사가 수년 동안 지속돼 일선에서는 장기 미제 사건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고 전임 정부를 직접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검찰 독재 정권이라는 평가가 있지 않았나"라고 하며 "한때 존경했던 검찰 선배가 내란 수괴로 조사받는 모습이 참담한 후배가 한두 명이 아닌 것 같다"며 "검찰이 그때 잘못 평가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추석 전 검찰 개혁 얼개 마련' 발언에 대해서도 "어제까지 국정기획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출석했고 앞으로도 자문위원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와 고민을 담아내려 한다"며 "내부적으로 방향과 속도에 대해서는 국정기획위에서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본연 역할로 되돌아가는 것 외에는 방법 없어"
김태훈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은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성찰하는 자세로 검찰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검찰 입장에서 가장 아픈 지적은 중립·공정 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김 지검장은 "신뢰를 되찾는 첫걸음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라면서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의견이 달라 방향을 공유하기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검찰 본연 역할로 되돌아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어렵고 험난하고 오래 걸리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허란/김영리/정희원 기자 wh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