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3D)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의 세계 1위 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가 뇌 수술용 의료로봇을 미국의 한 종합병원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 기기는 고영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침대 부착형 뇌 수술 로봇인 ‘지니언트 크래니얼’이다. 지니언트 크래니얼은 올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다.고영 관계자는 “이번에 수출하는 로봇이 이전에 없던 제품인 만큼 수술 시연과 의료진 교육, 계약 조건 검토 등 여러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7~8월 중 설치 완료를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고영은 2차원에 머무르던 반도체 검사 시장에 3D 기술을 접목해 시장 판도를 바꾼 기업으로 유명하다. 반도체 기판 및 부품 장착 검사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고영은 자체 3D 측정 기술에 로봇 시스템을 결합해 2016년 뇌 수술용 로봇 ‘카이메로’를 개발했다. 이어 지난해 카이메로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개선해 지니언트 크래니얼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환자의 실시간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에게 표적 위치와 경로를 안내한다. 세계 최초의 침대 부착형 로봇으로 광학 센서를 통해 실시간 위치와 자세 추적이 가능해 정밀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뇌전증, 파킨슨병, 뇌종양, 대뇌출혈 등 고난도 신경외과 수술에 활용된다.
국내에선 2020년 세브란스병원이 카이메로를 도입한 후 전국 9개 대형 병원에서 고영 제품을 이용해 500건 이상의 뇌 수술을 마쳤다. 이를 통해 기존에 10시간 넘게 걸리던 수술을 10분 내로 단축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고영 측은 설명했다.
고영은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영에 따르면 지니언트 크래니얼이 활용될 수 있는 상급 신경외과 병원이 미국에 1437개, 일본과 중국에 각각 1750개, 2216개 있다.
고영은 지난 1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심사를 청구했다. 중국에는 올 4분기 신청할 예정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