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자녀의 김밥 도시락을 부탁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3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 A씨는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 소개된 글을 공유했다.
글에 따르면 한 교사는 체험학습 안내장을 학부모에게 전달하며 "점심은 개별 준비해달라"고 공지했다. 그러자 한 학부모는 "선생님 김밥 사실 때 우리 애 것도 하나 사서 같이 보내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이에 교사는 "학부모의 하청업체가 아니다"라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밥 챙겨주고, 옷 챙겨주고, 체험학습도 같이 뛰고 이젠 도시락도 대행이냐"며 "'우리 애 김밥도' 한 마디에 참교육이 멈췄다. 이젠 진짜 애들보다 부모 상대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김밥 먹고 배탈 나면 누구 탓을 하려고", "흔한 경우라는 것에 충격", "자식 도시락도 못 싸줄 정도면 아동학대", "옛날에는 학부모가 선생님 도시락도 싸줬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방과 후 교사인 이모한테 들었다. 애가 신발주머니를 놓고 가자 애 엄마가 '선생님 퇴근하시는 길에 우리 집 경비실에 맡겨주세요'라고 하더라"며 "이모는 '제가 퇴근길에 학교 숙직실에 맡겨둘 테니 어머니 퇴근길에 찾아가세요'라고 대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 엄마가 교사한테 자기 애 도시락 싸달라고 한 경우도 있다. 교사가 거절했더니, 애 엄마는 '선생님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시네요' 하더니 교장실 번호를 물었다더라"고 말했다.
한 초등 교사도 똑같은 말을 들어봤다며 "자기가 도시락 못 싸주는데 애 밥 어떡하냐는 학부모도 있었다. 실제로 꽤 많이 받는 연락이다. 그래서 전 '제가 김밥을 준비하지 않아 ○○이 김밥 사는 건 어렵다'고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나 때는 엄마가 선생님 김밥까지 집에서 준비했고 50명 중 절반 이상이 선생님 김밥 싸와서 금지당한 적도 있다. 요즘은 왜 이렇게 바뀌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