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국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AI 활용 및 개발을 위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다수 필요한 기업을 타깃으로 잡았다. 쿠팡의 롤모델로 꼽히는 아마존의 사업 전략을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2일 기존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하고 본격적인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쿠팡은 그동안 쿠팡 내부 서비스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쿠팡 관계자는 “그동안 쿠팡 서비스 개선과 운영에 AI 인프라를 활용해왔다”며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로서 클라이언트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서울 양재동의 데이터센터를 임차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용량 전력 시설을 확보하고 이중화 전원구조, 다중 통신 지원, 물리보안 체계 등을 갖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서울 지역 기업과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서비스 지연 시간도 최소화했다. 고성능 GPU를 다수 구비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성능 AI가 필요한 기업에 여러 GPU 서버를 묶어 대규모 처리용량을 확보하는 자체 클러스터링 방식을 적용했다.
쿠팡은 그동안 직매입(로켓배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쿠팡플레이) 등에서 아마존 사업 모델을 다수 차용해왔다. 이번 클라우드 사업 진출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사업 전략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클라우드 부문을 육성해 AWS와 같은 ‘캐시카우’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분기 AWS 영업이익은 115억달러로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184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쿠팡은 최근 정부가 GPU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약 1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는 네이버, 카카오, NHN 등 국내 주요 CSP 기업들이 신청서를 냈다. 쿠팡만 대규모 CSP를 운영한 경험이 없어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쿠팡이 CSP 시장 진출을 알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정부 사업에 1만 개 규모 GPU를 확보해 운용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클라우드(1만4000개) 다음으로 큰 규모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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