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반부패 국제기구와 지방정부 최초로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서울시는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와 협력해 청렴 정책을 전 세계와 공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와 반부패·청렴 정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IACA와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ACA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오스트리아 정부, 유럽부패방지총국(OLAF) 등이 2010년에 함께 만든 반부패 전문 국제기구다. 우리나라는 2011년 12월, IACA에 정식으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전 세계 77개 나라와 4개 국제기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서울시는 △반부패 정책 및 우수 사례 공유 △청렴 교육훈련 프로그램 교류 △기관 간 인적 교류 △글로벌 반부패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슬라쟈나 타세바 IACA 학장과 면담을 갖고 “서울시가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하면서 이제 막 자신감을 얻기 시작한 단계”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청렴 의지를 공고히 다져 청렴도시 서울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내 71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4년 만에 1등급을 탈환했다. 오 시장은 2023년 청렴을 시정 핵심가치로 선언하고, 청렴 전담조직 신설, 청렴해피콜 운영, 시민참여형 교육 등 정책을 집중 전개해왔다.
오 시장은 이날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며 “단순히 금전적 비리를 방지하는 수준을 넘어, 청렴을 도시 행정의 내재적 가치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행정 곳곳에 청렴이 체질화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1월 1일부터 100일 동안 서울시가 100건이 넘는 규제를 개혁했다”며 “이는 시민 불편 해소와도 연결되는 청렴 행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대도시협의회(Metropolis) 40주년 기념 총회에 타세바 학장을 공식 초청했다. 타세바 학장은 ‘도시의 투명성과 책임성 제고를 위한 반부패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을 예정이다.
타세바 학장은 “서울시민들이 오 시장을 계속해서 선택하는 것은 리더십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며 “청렴은 단지 범죄를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문화와 윤리를 뿌리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반부패 노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IACA와 공동연수, 정책 포럼,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며, 서울형 청렴 정책을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