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경규(65)의 약물 운전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조만간 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3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경규의 약물 운전 혐의 수사에 대해 "관련 영상과 목격자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있다"라며 "피의자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이경규가 운전석에서 내린 후 비틀거리며 차도를 걸어가거나, 주차 중 버스와 접촉 사고를 내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으로 알려졌다.
이경규는 지난 8일 오후 2시 5분쯤 서울 강남구 한 건물 주차장에서 자신의 승용차와 차종이 같은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자신의 회사로 갔다. 이후 해당 차주는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했는데, 경찰은 주차관리 요원이 차량을 헷갈려 이경규에 차키를 잘못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후 이경규를 상대로도 조사를 벌였는데, 음주 측정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간이시약 검사에서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양성 결과를 회신하면서 이경규는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경규는 지난 24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와 "공황장애 약을 먹고 몸이 아플 때는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먹는 약 중에서 그런 계통의 약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경규 측 관계자는 사고 당일 그가 공황장애 약 외에 감기약을 추가로 복용했다고 한경닷컴에 해명했다.
이경규는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갓경규'에서도 "KBS 2TV '남자의 자격' 호주 퍼스 횡단 여행을 하다 처음으로 공황장애를 겪었다"며 "하루에 10시간씩 달리는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 거기서 오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인이) 정신과를 가보라 해서 가니까 약을 지어주더라"며 "그 약을 먹으니까 편안해졌다"며 10년째 공황장애 약을 복용 중이라 밝혔다.
도로교통법 제45조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의 운전을 금지한다. 처방 약이라도 집중력·인지능력 저하로 정상적 운전이 어려운데도 운전하면 약물 운전 혐의가 성립한다.
한편 이날 경찰은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 수사에 관해서는 손효숙 대표의 휴대전화, PC 등 전자기기 포렌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포렌식과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손 대표를 소환해 구체적인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배우 김수현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운영자 김세의와 고(故) 김새론 유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18일 고소 대리인 조사를 마친 뒤 피의자 측과 출석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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