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나흘째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에 달라는 요구에서다. 나 의원을 필두로 국민의힘이 '야성(野性)'을 조금씩 되찾으려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의원은 지난 27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로텐더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간이 의자에 앉은 나 의원의 앞뒤론 '총리 인사 철회! 법사위원장 반환!'이라는 피켓이 놓였다.
농성이 나흘째 진행되면서 야당 의원들의 참석도 이어졌다. 지난 29일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농성장을 찾았고, 이날은 임이자·강선영·김종양·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이 농성장을 찾아 나 의원을 지지했다.
나 의원은 이날 농성장에서 기자와 만나 "다수의 폭정이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정부가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주길 요구하는 차원에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강경한 대여 투쟁을 이끌었다. 2019년 나 의원은 서울 광화문에서 장외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의회 폭거를 멈추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나 의원을 필두로 국민의힘이 야성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겠다며 국민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 24~25일 이틀간 열렸던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국민청문위원과 함께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겠단 차원이다. 다만 김 후보자에 대한 정부여당의 임명 의지가 확고한 만큼 현재로선 정부여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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